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갈등을 겪어온 강정마을 주민들의 건강 실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주도와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918명 중 해군간부숙소(128세대)를 제외하고 설문조사에 동의한 강정마을 주민 713명(37.2%)을 직접 대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 조사대상자 중 191명(30%)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시행된 전국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평생 유병률 1.5%, 일년 유병률 0.5%와 비교하면 매우 높고, 2015년 제주특별자치도 정신건강실태조사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평생유병률 3.8%와 비교했을 때도 매우 높다.
또 조사대상자 중 82명(12.8%)이 주요우울장애 증상군에 해당됐다. 이번 역학조사의 경우 주요우울장애 절단점을 25점으로 정하였으나, 동일 척도를 이용한 연구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절단점을 21점으로 낮추어 재분석하면, 우울유병률은 전체 20.5%, 남성 20.6%, 여성 20.5% 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중 평소에 본인의 건강이 매우 좋음 또는 좋음이라고 생각하는 분율인 주관적건강인지율은 262명(36.8%)에 불과했다. 2017 제주지역사회건강조사 주관적인지율 46.6%보다 10%p 적게 나타났다.
최근 2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않거나 그 여부를 모르는 경우는 244명(34.8%) 였는데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109명(44.1%), 시간문제 62명(25.1%), 비용문제(13.4%) 순이었다.
강정마을주민 건강검진수검률은 65.2%로 2017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수검률 78.6%보다 13%p 차이를 보였다. 또 조사대상자의 74.4%(524명)가 건강검진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중 588명(82.5%)에서 진단받은 내외과적 질환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고혈압 206명(35%), 관절염 132명(22.5%), 고지혈증 105명(17.9%), 당뇨 79명(13.4%) 순으로 심뇌혈관질환이 76.3%를 차지했다.
해군기지 건설 전·후 강정 주민들의 심리상태의 차이가 보인다. 해군기지 이전 6.1점에서 5.0점으로 부정적으로 변하였고, 그 요인으로는 1순위 지역주민 간 갈등 46.7%, 2순위 지역 환경변화 24.5%, 3순위는 정서적 어려움 19.5%순이었다.
미항건설 이후 가족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176명(25.2%) 이었고, 그 정도에 대해서는 46.2%의 응답자가 ‘약간 있다’, 19.7%에서는 ‘극심하다’고 답했다.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350명(49.9%)이었고, 그 정도에 대해서는 ‘약간 있다’ 41.2%, ‘상당히 있다’ 38.6%, ‘극심하다’ 17.3%로 파악됐다.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마을공동체회복프로그램이 23.7%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마을환경개선 26.2%, 마을단체 경제적 지원 11.10%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