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을 벗 삼아 바람코지 낮은 언덕에는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애틋한 모습의

연보라빛 '갯쑥부쟁이'가 고운 미소로 반겨준다.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바닷가의 별 '갯쑥부쟁이'

연보라빛 꽃잎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전설 속의 님을 그리워하는 애틋하고 슬픈 표정은

수수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고향의 냄새가 묻어난다.

제주의 가을은 붉은 속살을 드러낸 은빛 억새와 

억센 뿌리가 사방으로 퍼지는 가을의 왕자 '수크령'을 시작으로

산이며 들판이며 바닷가에는 가을을 더 가을답게 물들이는 수수하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연보랏빛 가을꽃 '쑥부쟁이'

감미로운 향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들국화의 계절이 찾아왔다.

우도바라기 바람코지 언덕에는

바닷가로 내려온 별 '갯쑥부쟁이'가 아름다운 보라향기를

흩날리며 가을향연이 펼쳐졌다.

갯쑥부쟁이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로

바닷가 주변의 산과 들, 해안가의 햇볕이 잘 드는

건조한 곳에서 자란다고 해서 '갯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전국에 야생하는 갯쑥부쟁이는

여름이 끝날 즈음 어김없이

제주도 전 지역의 바닷가 근처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줄기잎은 촘촘하고 어긋난 긴타원형으로

두껍고 윤기가 나는데 잎 가장자리에는 잔털이 보이고

줄기는 비스듬히 땅에 엎드려 자라면서 곧게 서고 가지는 갈라진다.

뿌리잎은 꽃이 필 때 말라 버린다.

연보라색 머리모양 꽃은 8~10월에 가지 끝에서 하나씩 피지만

제주에서는 이른 봄까지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늦가을까지 피는 탓에 보라빛 설상화가 곤충들을 유인하면 

가운데 노란 통상화의 도드라진 노란 꿀샘으로 열심히 꽃가루받이를 해낸다.

열매는 수과로 혀모양 꽃의 우산털은 짧고 갈색털이고

어린순은 식용하고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가을 꽃색은 쓸쓸한 아름다움과

그윽한 향기가 묻어나며 추억에 색을 입힌다.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설레며 가을날의 작은 행복을 느끼는 동안

성산의 불빛은 산책길을 열어주고

우도 등대의 불빛은 바닷길을 환하게 밝혀준다.

 

꽃말은 '그리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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