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伏魔殿)은 마귀가 숨어있는 집이다.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는 ‘악의 근거지’를 일컫는 말이다.

만신창이(滿身瘡痍), 온몸이 성한 데가 없는 상처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인 상태를 형용(形容)해 이르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서는 그러하다.

여기서 낱말의 뜻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1년 6개월을 넘기는 ‘문재인 정부의 민낯’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민망하고 안타깝고 부끄럽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빌어 썼다.

걱정이 지나쳐서 격정적 비판의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어서 그렇다.

청와대는 권력의 핵심부다. 국가경영의 최고 전당이다. 그만큼 국민에 대한 책임과 국가에 대한 책무가 무겁고 막강하다.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여기에 달려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말씀이 아니올 시다’이다.

권력 놀음에 취해 기강(紀綱)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기초를 다지지 않고 모래위에 성을 쌓은 것처럼 언제 무너져 내릴지 불안하고 조마조마 하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만 봐도 그렇다.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은 술집에서 만취해 옆자리 시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자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다.

청와대 의전 비서관은 한 밤중에 청와대 코앞에서 만취상태로 비상등을 켜고 음주운전하다 적발됐다.

이에 앞서 일자리 수석 행정관은 지방공공기관 직원에 위압적 ‘전화 갑질’ 구설수로 대기 발령조치 됐다.

또 공무원들의 비위(非違)를 살피고 감시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 비서관실 특감반원들은 일과 시간 중 골프를 치고 접대를 받았던 비위를 저질렀다.

‘특감반원 전원 원대 복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놀랍고 충격적이다.

특감반의 어느 행정관은 지인과 관련된 사건 수사 관계를 알아보고 다녔다는 부적절 사례도 노출 됐다.

반부패 담당 청와대 특별 감찰반원들이 오히려 부패를 저지르고 다녔다. ‘암행어사 마패’로 무소불위(無所不爲)권력을 행사한 꼴이다.

속담처럼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격’이다.

청와대의 권력 놀음이나 기강해이는 위아래가 없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비서의 역할은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보일 듯 말듯 그림자처럼 상사를 보좌하고 보필하는 역할을 말함이다.

드러나지 않게, 도드라지지 않도록 뒤에서 업무를 챙기고 조력하는 직무를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임실장은 달랐다. 노출을 꺼리지 않는 듯 했다. 오히려 노출을 즐기는 것으로 보여 졌다.

그래서 ‘정치적 포석’을 두면서 미래를 예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따랐다.

지난 10월 17일,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이었다. 임실장은 국방장관과 차관, 국정원장, 안보실장, 주요 군사지휘관을 대동하고 군 전방부대를 시찰했다.

“(수형 생활로 군 면제를 받았지만)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4성 장군 출신의 국방장관이나 군 장성 지휘관들을 거느려 선글라스를 끼고 국군 통수권자처럼 폼을 잡았다”는 비아냥거림이 있었다.

일반적 상식의 ‘비서 행보’로 보기는 어렵다. 상식을 벗어난 ‘비서의 일탈’일 수밖에 없다.

조국 민정수석도 마찬가지다. 조용한 행보보다는 SNS 등을 통해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위아래가 이러니 청와대 기능이 제대로 작동 될 수 있겠는가.

문재인 청와대를 일컬어 ‘권력의 복마전’이거나 ‘권력의 놀이터’라고 싸잡이 욕하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됐다.

권력의 핵심부가 이렇게 썩어 문드러지고 있으니 대통령이 제대로 대접받고 평가 받을 수 있겠는가. 여기서 파생되는 나라꼴은 비참해지지 않을 수 없을 터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는 참사(慘事)정부’라고 부르고 있다. 각종 국정 위기와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외교 참사’, ‘국방참사’, ‘경제참사’, 사법찬사‘, 인사참사’는 문재인 정부가 1년 반 동안 이룩한 ‘국정운영 실적’이라는 비아냥거림인 것이다.

북핵 문제는 ‘평화의 환상’에만 취해 비틀거리고 있다.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김정은의 비핵화 특사’ 등의 조롱은 뼈아프다. ‘등신외교’, ‘왕따 외교’ 등 듣기가 거북한 모욕적이고 고약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 속살’이나 다름없다.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진전이 없다. 그럼에도 완전한 무장해제에 가까운 ‘9.19 남북 군사합의’는 일각의 주장대로 ‘국방참사’를 부르는 일방적 ‘항복 문서’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팔겠다는 소위 ‘원전 세일즈 외교’는 해괴망측한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외치(外治) 못지않게 내치(內治)도 엉망진창이다.

경제와 안보에 대한 불안이 국민의 심리를 더욱 위축 시키고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경제위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실업대란을 불렀다.

청년 실업률(10.5%)은 2000년 통계작성이후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다. 20년래 최악의 고용 참사와 양극화를 확대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이로 인해 영세자영업자는 물론 중소기업도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다 공권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만과 불안은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시민이 집단구타를 당하며 생사의 기로에서 울부짖고 있었는데도 뒷짐 지고 구경하는 경찰, 조폭적 폭력행위 현행범인데도 체포 등 신병확보도 못하는 경찰력, 이른바 민주노총 폭력행위 앞에서는 더욱 작아지는 공권력을 보면서 화가 치밀었던 국민들이 많았다.

‘법위에 군림하는 민주노총폭력 ’ 앞에서 눈치나 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훤한 대낮, “공산당이 좋다”고 외쳐도 외면하는 나라다.

고모부를 고사포로 쏘아 죽이고 이복형을 독살하고, 3백 만 명을 굶어 죽게 하며 눈에 거슬리면 누구라도 가차 없이 총살 처형을 서슴지 않았던 극악무도한 반인륜 반인권적 독재자를 ‘겸손하고 배려심 많고, 결단력 있고, 배짱 좋고, 실력 있는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위인’이라고 칭송해도 모른 채 하는 법치국가(?),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모골이 송연해 진다. 무섭고 끔찍하다. 살 떨리고 머리칼이 쭈뼛해지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국정운영의 중심축은 경제와 안보다. 거기에 치안이, 법치가 곧고 강하게 버티어야 한다.

경제와 안보가 흔들리고 치안과 법치가 휘청대면 정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대로 현실을 파악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청와대를 갈아엎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임종석 비서실장․조국민정수석 등을 청와대 쇄신차원에서 읍참마속(泣斬馬謖) 심정으로 경질하고 판을 새로 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경제․안보 등의 정책 기조를 새롭게 일으키고 흐물거리던 리더십을 곧추 세워야 할 일이다.

만신창이 나라를 치유할 혁명적 결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다.

반세기 넘게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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