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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 문재인 정부와 엇박자, 원 도정은 아직 이명박근혜 체제?
김재훈 기자 | 승인 2018.12.07 13:56

원희룡 도정이 녹지국제병원을 최종 허가하며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영리화의 물꼬를 터줬다는 비판이 매우 거세다.

문재인 정부는 현 정부에서 더 이상의 영리병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영리화의 물꼬가 터지면 공공성을 지키는 제방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자본의 압박을 그 제방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원희룡 지사가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체제개편 역시 마찬가지다. 원 도정은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을 지난 6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도가 제출한 행정시장 직선제는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는 의회도 없이 시장만 선출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의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의 위헌적 요소에 대한 문제제기도 따른다.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종합계획안은 지방정부에 포괄적인 자기결정권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가 도의회에 내민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은 제주도에 주어진 권한을 축소하며, 자치분권종학계획안이 추구하고 있는 ‘마을, 읍면동 자치 등 풀뿌리민주주의 강화, 직접민주주의 활성화로 주민중심 분권 모델 완성’의 길을 배제하고 있다.

원 도정도 이를 의식했는지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에서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심의되는 과정에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보다 폭넓은 방향의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원 도정의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도민들의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발 빠르게 바뀐 정부의 정치철학에 뒤떨어진 개편안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원 도정이 행정체제 개편에 시간을 끌어 온 탓에, 제주의 행정체제 개편은 다시 먼 길을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서 도정은 빠지고, 도의회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도정을 불신한다는 메시지다. 공론위의 권고에 따라 녹지병원 개설을 불허하겠다던 입장을 번복한 원 지사로서는 딱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원 지사의 말대로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복되는 중앙정부와의 대립구도와 민주주의적 결정을 회피하는 원 도정을 바라보는 피로감은 극심하다.

문재인 정부의 정치철학과 지속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원희룡 도정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작금의 제주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정치철학이 살아 숨 쉬며 내일을 도모하고 있는 지하벙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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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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