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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진] 부탄의 행복 에너지와 제주(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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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진] 부탄의 행복 에너지와 제주(첫번째 이야기)
  • 제주투데이
  • 승인 2018.12.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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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진/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기획예산담당관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안철진/ 현)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기획예산담당관, 제주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기획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자문위원, 제주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세상에서 국민 스스로 가장 행복하게 느끼는 나라는 어디일까? 부탄은 남아시아에 위치하여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네팔과 같이 중간에 끼여 있는 국가이다. 면적은 38,394㎢로 우리나라 경상남·북도와 전라북도를 합친 정도이다. 인구는 2017년 5월 기준 735,553명이며, 제주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부탄’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행복’일 것이다. 물론 부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대다수이지만, ‘행복국가 부탄’이라는 말은 가볍게나마 신문이나 TV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불교 국가이고, 왕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왕이 직접 자발적으로 국민의 눈물어린 반대를 무릅쓰고 평화롭게 국민에게 통치권을 이양한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국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간혹 있을 것 같다.

요즘 우리는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노멀 크러쉬(평범에 반함),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등 신조어가 등장하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반면 가난과 불행, 부와 행복을 등가로 생각하는 풍조 또한 만연해 있다. 한국은 부유한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부유하진 않더라도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며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우리는 아직도 부를 축적하기 위한 성장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듯 싶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상기 언급한 신조어들이 출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필자가 부탄에 대한 전 세계의 열렬한 관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구가 제주도만하고, 영토는 남한의 1/3보다 조금 큰 나라인데,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지수를 국정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도록 헌법에 명문화하고,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청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전 세계에서 굿 거버넌스의 사례로서 늘 손꼽히는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이다.

놀랍게도 부탄은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관광세라는 것을 매기고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1974년 중반기부터 관광산업을 시행하면서 내세운 관광정책은 ‘고가치, 저용량’이었다. 관광의 상업적 이윤 추구로 인해 원하지 않은 사회·경제·환경적 충격을 야기하지 않도록 엄격히 규제한다는 발상이었다. 또한 모든 관광객이 국가에 등록된 여행사를 통해서 모든 여정을 확정하고, 등록된 가이드만 관광객을 인솔할 수 있으며, 하루에 미화 250불 정도를 관광세로 납부해야 한다. 이 관광세는 정부에 바로 들어가는 65불의 세입과 숙박, 식사, 가이드 비용, 교통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가이드가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은 관광객의 만족도 조사에 따라 철저히 관리되며, 부탄을 여행한 사람이라면 이 가격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동의를 표한다.

1974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약 27,000명의 해외 관광객과 남아시아 지역국가 관광객 약 12,000명을 수용했다. 이러한 관광객 숫자 통제 정책은 2008년 입헌군주제 채택을 기점으로 10만 관광객 수용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고가치, 저충격’으로 전환한다. 해외 관광객은 현재까지 6만명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며, 남아시아 지역 국가에 한해 15만에 달하는 관광객을 수용하고 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남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지역 관광객 수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부탄에게 대규모 차관을 제공하여 수력 발전소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전력 생산을 통해 인도에 공급하여 발생하는 수입은 부탄 정부 세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더 많은 수력 발전소를 세우면 더 많은 세입을 확충할 수 있다는 당연한 경제학적 이윤 논리는 환경보전을 이유로 부탄 정부에 의해 매우 신중한 검토를 수반하여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극히 일부 신규 계획만 허용하고 있다.

수력발전량이 국내 사용량을 훨씬 초과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 말까지 UNDP(유엔개발계획)은 부탄의 수도 팀푸시에 전기 택시 300대 가량을 보급할 예정이다. 팀푸시의 인구가 13만명이라는 것과 팀푸시의 도로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메인도로 외에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급증하는 자동차 수를 대중교통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GCF(녹색기후기금) 사업도 한국의 GTC(녹색기술센터)와의 협력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팀푸시는 버스 출도착 교통정보 시스템을 확대 설치한 교통체제 개편과 향후 전기버스 도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비록 이러한 사업들이 부탄 정부와 팀푸시의 자체 세입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국제기구들에 의해 이러한 사업들이 부탄에서 해야 하는 사업으로 판단되고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지구의 개발도상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발전 모델국가로서의 인식이 바탕이 된 것이라 볼 것이다.

제주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 사례로서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고 있다. 제주도정의 야심찬 ‘카본 프리아일랜드 2030’과 ‘그린 빅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파리협정 체결 이후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정책이다. 또한 UNESCO 삼관왕이라 불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제주 올레’, ‘생태 관광’, ‘해녀 문화’, ‘돌담 문화’는 제주가 세계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는 사례로서의 가치와 제주 관광과 문화 발전이 추구해야할 방향성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부탄은 영토의 60%를 산림으로 유지하도록 헌법으로 명문화했으며, 현재 72%가 산림이다.

제주의 산림은,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점차 개발로 줄어들고 있다. 물론 제주 경제는 개발로 인한 효과를 체감해 왔으며, 제주 사람들의 경제수준이 더 나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쯤에서 생각해봐야 할 게 있다. “제주 사람들은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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