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녹지병원 개원 허가에 즈음하여’에 대한 비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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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녹지병원 개원 허가에 즈음하여’에 대한 비판을 읽고
  • 제주투데이
  • 승인 2018.12.12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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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이 칼럼은 11일 제주투데이에 게재된 외과 전문의 전영웅의 [반론] '녹지병원 개원 허가에 즈음하여'에 대한 비판을 이유근 원장이 다시 재반론한 내용이다. <편집부>

이유근/ 한국병원과 한마음병원 원장을 역임하시고 지역사회 각종 봉사단체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아라요양병원 원장으로 도내 노인들의 의료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먼저 고대하고 고대하던 반론이 처음 나온 것에 대해 반갑고, 이렇게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과 반대 측 인사들에게 내 주장에 반론을 제시하여 주기를 요구하였으나 응답이 없어 서운하던 참이었다. 필자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 알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지적 받아야 고칠 기회를 얻어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늘 이조말엽의 유중교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려 노력한다. 유중교 선생께서는 ‘삼가희(三可喜)를 말씀하셨는데 다른 사람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여 주는 것은 나에게 세 가지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그 첫째는 나의 잘못을 듣고 고칠 기회를 얻는 것이요, 둘째는 상대방이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셋째는 상대방이 나를 잘못을 지적하면 고치는 사람으로 인정하여 주었다는 것이다. 이 말씀을 늘 되새기며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 화날 일도 줄어들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먼저 필자는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영리병원의 설립은 반대다. 그것은 지금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이유 때문이 아니고, 그런 병원이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영리병원 얘기가 나올 때부터 추진하시는 분들이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세우면 우리 제주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허황되어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반대를 했었다. 우리나라 의료제도나 병원의 현실을 모르시는 분들은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얘기들을 하는데, 그 얘기들이 마치 장님들께서 ’코끼리 만지며 다툰다.‘는 얘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래플즈병원‘과 맞먹을 정도의 좋은 병원을 지으면 의료관광객이 몰려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들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로는 그런 병원을 독지가가 있어 공짜로 지어준다고 해도 3~4년 지나면 문을 닫을게 너무나 빤하다. 제주도의 인구와 접근성의 어려움, 그리고 높은 의료진의 임금으로는 그런 병원을 제대로 운영할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처음에 싱가폴이 의료관광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이웃 태국에서 의료관광에 힘쓰자 곧장 내리막길을 걸었다. 태국과의 임금격차에서 오는 경쟁력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녹지병원 허가를 주장한 것은 녹지병원이 도민이나 국가의료체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칠 수 없는데, 불허하였을 경우 제주도가 부담할 손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비판을 쓰신 분이 의사라는 점에서 허망함을 느낀다. 어떻게 의사가 의료법인 병원과 일반병원의 차이를 이처럼 모를 수 있을까? 의료법인 병원은 전 선생의 말대로 병원에서 난 수익을 가져가지 못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85%를 차지하는 일반 병의원은 의료행위로 수익이 나면 얼마든지 가져갈 수가 있는 것이다. 영리병원이라고 해도 수익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그 병원은 얼마 못 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전 선생의 주장대로 영리병원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느라 의료서비스의 질이 하락한다면, 그런 질 낮은 병원을 왜 갈까? 환자가 없는 병원이 망하지 않고 견딜 방법이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에서 병원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면서 주주들에게 이익 배당을 할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병원은 몇몇 비보험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 말고는 없다. 그리고 지금 이런 병원들은 대부분 비영리의료법인이 아니다.

미국과 우리나라 의료 환경의 차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전 국민이 의료보험에 강제로 가입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주로 민간보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비가 국가의 통제를 받으나 미국에서는 병원과 민간보험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료비가 병원과 민간보험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정할 수는 없다. 그것은 자동차보험과 같다. 자동차 사고가 많이 나면 보험회사에서 지불하는 보험금이 증가하게 되고, 그리되면 자동차 보험료가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민간 보험회사에서 병원에 지불하는 의료비가 증가하면 당연히 의료보험료가 증가한다. 그렇다고 병원이 치료비를 터무니없이 마음대로 올릴 수 있을까? 미국은 대부분 비영리병원이지만 결국은 병원을 운영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의료비를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왜 미국의 의료비가 우리보다 10배 가까이 비쌀까? 의료비는 대개 인건비에 비례하여 정하여지는데 미국 의사들이 봉급이 우리나라보다 2~3배 정도인데, 이렇게 비싼 이유는 인건비 외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의료소송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의료소송비가 많이 드는 이유는 미국의 변호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2배 정도 많아서 의료소송이 매우 빈번하게 제기되는 데다 징벌적 배상 제도가 있어서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리병원 때문에 미국 의료비가 비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의료보험으로 제공되지 않는 것에 대해 민간 보험으로 처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의료보험이 적용 되지 않던 것들도 의료보험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 보험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점차 줄어 들 것이다. 미국과는 제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변호사가 불어나면, 우리나라에서도 영리병원이 없어도 ’식코‘와 같은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 선생은 필자가 미국의 민간보험과 영리병원의 연관성을 잘 모른다고 하는데, 미국의 민간보험은 영리병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병원에 적용된다.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만 영리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다. 비영리병원에서도 의료수가가 비싸니 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들이 비영리병원조차 이용하지 못 하는 것이다. 필자가 정확한 사실 관계를 짚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 선생께서 상황을 폭넓게 보지 못 하고 있다.

나라마다 의료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용어의 사용에 혼동이 있다. 필자가 얘기한 것은 유럽의 여러 나라나 호주, 특히 네덜랜드에서의 비영리병원이 아닌 투자개방형병원에 대한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병원이 적으니 영리병원이 생기면 미국보다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하는데 공립병원이 전무한 네덜란드에서의 의료 환경이 미국보다 나은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많은 분들이 영리병원이 생기면 질이 좋아질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의 질은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영리병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주주들에게 이익배당을 하려면 좋은 병원을 만들 수 없다. 다만 다른 서비스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그 점에서 서비스 받는 것만큼 의료비 외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의료시장은 국내 자본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는데, 의료기기나 제약 분야에서는 올바른 지적이다. 그러나 병원 의료는 국민개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재벌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이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되었다. 영리병원이 재투자하고도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금 대부분의 비영리병원들이 병원을 개선하는데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녹지병원의 내국인 진료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었다. 이 점에서는 필자도 전 선생과 같은 생각으로 국내의 의료체계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리라 본다. 현재의 의료체계에서 굳이 비싸고 시스템이 불완전한 병원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영리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사태에서 녹지병원이 적극적으로 개원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이 재벌의 정보력으로 판단해 보면 결국 병원의 앞날이 희망적이지 않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부안방폐창이나 광우병파동, 천성산 도롱뇽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데 그것들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끌고 가는데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 반대 논리로 내세우는 것들이 진실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부안 군민들이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듯이 방사선 피폭을 받으려면 방폐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죽을 정도의 피폭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으며, 미국 소고기가 수입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미국인들보다 광우병에 취약하니 많은 사람들이 광우병에 걸릴 것이라고 선동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없앨 수는 없고, 따라서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할 곳은 만들어야 하는데, 어디다 하는 것이 좋은가가 쟁점이 되어야지 방ㅇ폐창은 안된다고 하던가, 우리나라퍼럼 수출이 안되면 바로 망하는 나라에서 미국 소고기를 수입함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수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의 삶에서 사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그리 많지 않다. 선택의 문제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끌고 가려는 데서 필요 없는 마찰들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택의 문제는 협상에 의해 결정될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는 끝까지 투쟁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리병원이 세워지면 전 국민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 허구다. 의료비를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영리병원에만 수가를 높게 책정할까? 2019년의 최저임금은 10.6 % 인상 되었는데 의료비는 국민의 반발이 무서워 고작 2.6% 인상 되었다. 이런 상황인데 영리병원 때문에 의료수가가 인상된다는 논리는 비약이다. 더구나 의료보험 체제가 무너진다는 것은 정권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서 그게 과연 가능할까? 의료 수준은 엇비슷한데 돈을 더 내며 굳이 영리병원을 가려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가는 환자들만으로 병원이 운영될까? 그래서 영리병원이 세워지면 국민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것이 허구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수준에서 사물을 판단한다. 무학대사의 말씀처럼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전 선생의 정치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재재반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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