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칼럼]두 당대표의 같은 단식, 다른 뒷모습
상태바
[투데이칼럼]두 당대표의 같은 단식, 다른 뒷모습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12.16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모습@사진출처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2018년 정기국회의 '더불어한국당' 사태는 두 당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일단락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일부터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번 언론의 관심은 유독 손학규 대표에게 쏠렸다.

72세의 고령이자 정치계의 어르신인 손 대표가 단식을 한다고 하니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언론들은 연신 손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했다.

손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치계 인물들도 대거 방문했다.

SNS나 인터넷에서도 손 대표를 지지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그래서였을까. 단식하면서도 손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나쁜 말로 이야기하자면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동안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가 갑자기 카메라의 플래쉬 샤워를 받은 것이다.

왠지 손 대표의 단식을 보는 내내 왜 그가 단식 투쟁을 하는지 자주 잊게 됐다.

▲단식투쟁 중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손학규 대표의 모습@사진출처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그의 단식에 뭔가 비장함이나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반면, 이정미 대표는 근엄하고 심각한 표정이었다.

사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간절하게 원했던 쪽은 정의당이나 다른 진보정당들이었다.

이들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국회와 지방의회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국민의 참정권 확대라는 기치를 걸고 있지만, 사실 군소정당이 원내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기도 하다.

정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진정성의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물론 단식은 보통일이 아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단식이라면 더욱 그렇다.

작년 제2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의 재검토를 요구했던 김경배 씨가 얼마나 힘든 단식 투쟁을 이어갔는지, 이후 그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아왔는지 지켜보지 않았던가.

하지만 손학규 대표가 언론에 보여주는 모습은 참 생뚱맞았다.

마지막 단식날이 되었던 15일 아침 일찍 손 대표는 기자들과 함께 샤워실로 갔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7kg이 빠진 자신의 몸무게를 공개했다.

이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단식을 끝낸 후 두 사람의 모습 역시 크게 달랐다.

손 대표는 활짝 웃으며 당직자를 격려하고 당원보고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이번 여야 합의를 '승리'라고 표현했다.

국회 정개특위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약속만 받았을 뿐인데 말이다.

반면 이 대표는 곧장 작업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김용균 씨 빈소를 찾았다.

그가 여야 합의에 밝힌 소감은 '이제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였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빈소를 찾은 이정미 대표@사진출처 정의당 홈페이지

이정미 대표와 손학규 대표의 나이차는 20년이다. 정치 경력도 이 대표는 고작 국회의원 2년차인 신인인 반면, 손 대표는 국회의원 4선에 장관,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원로다.

정치인은 결국 행동으로 말한다. 사실 그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언론에 그렇게 보였다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정치감각이 왜 이리 차이가 나는 것일까.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