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는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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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는 어디에 있나?
  • 제주투데이
  • 승인 2019.01.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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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변호사
▲송기호 변호사
-약력: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
        전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지난 달 한국의 대학생이 미국 관광 도중 절벽에서 떨어져 의식불명에 빠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어서 깨어나무사히 귀국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학생이 미국에서 병원치료비로 내야 할 돈이 1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의 국민건강보험은 세계에 자랑할 만 하다. 미국도 가지지 못한 사회적 재산이다. 국민건강보험제도 아래에서, 병원은 ‘요양기관’으로 지정되고 국민건강보험증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의무적으로 국민건강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 두 제도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는 이유는 자신의 손에 있는 건강보험증이 어느 병원에서나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제주영리병원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최초로 건강보험증을 받지 않는 특례 병원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영리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요양기관에 해당하지 않도록 법률로 정했다. 외국인이라는 구실로 준 특례이다.   

동시에 제주영리병원은 의료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회사에게 병원 개설을 허가한 첫 특례이기도 하다. 한국의 의료법은 의사와 의료법인만이, 오직 한 곳에서만 병원을 열 수 있게 했다. 의사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개설하지 않는 다른 병원의 주주가 될 수 없다.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만일 누구나, 돈이 있다는 이유로 병원을 개설하고 의사를 고용해서 병원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의료 공공성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다. 그래서 의사에게만 그것도 한 곳의 장소에서 병원을 개설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큰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 수익을 내더라도 외부에서 빼낼 수 없다. 

그러나 제주영리병원은 이 의료 공공성 원칙에 대한 예외이다. 의료인이 아닌 외국인이 돈이 있다는 이유로 병원사업을 하여 영리를 추구할 수 있게 하고, 국민건강보험증을 받지 않게 하는 특례이다. 

제주녹지국제병원은 중국의 국영 부동산 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이 100% 투자한 사업체이다. 그런데 녹지그룹은 의료와 관련이 없는 곳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의료기관 개설 특례를 줄 수 있으며 그 절차는 정당했는가?  

나는 의료 관련 사업 경험이 없는 녹지그룹에 준 특례가 제주도 보건의료  조례를 위반했다는 의견이다. 특례 사전 심사 절차를 정한 제주도 조례를 보자. 의료기관 개설 허가 사전 심사를 위해서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사업계획서에 포함해야 한다. 이 규정의 취지는 외국인이라고 하여 다 병원 개설 허가를 내 주는 것이 아니라, 병원 의료 관련 유사 사업 경험을 한 곳에만 허가를 내 주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녹지그룹은 부동산 개발 회사로서 의료 유사사업 경험이 없다.

말할 나위 없이, 제주도 조례가 정한 유사사업 경험은 자신의 경험이어야 한다. 타인의 경험을 대신 내세울 수 없다. 경험 있는 타인과 뒤늦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해도 이것이 자신의 경험으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주도 조례는 한국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이 문제는 영리병원 사태의 중요한 핵심이다. 외국인에게만 허용되는 영리병원이다보니, 실제로는 내국인이 주도하면서 이름만 외국인을 끌어 들여 영리병원을 허가받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제주도 조례는 겉으로만 외국인 병원이고 실질적 지배자는 한국인인 ‘검은 머리 외국인’을 잡아내도록 했다.  

그러므로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묻는다. 부동산 회사인 녹지그룹은 무슨 방법으로 자신의 의료기관 유사 사업 경험을 증명했는가? 만일 제3자가 녹지그룹에게 의료 유사 사업 경험을 제공하는 식이라면 이는 정당한가? 내국인이 녹지그룹을 이용한 우회 투자가 아닌가? 

원희룡 지사에게 요구한다. 녹지그룹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제주도 조례가 정한 심사 원칙을 원희룡 지사가 잘 지켰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녹지그룹이 의료 유사 경험을 사실상 입증하지 못했는데도 병원 개설 허가를 한 것이라면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제주영리병원 문제는 단지 제주의 어느 한 병원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여덟 곳의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제주와 같은 외국인 영리병원의 설립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제주영리병원이 합법화된다면 건강보험증을 받지 않는 병원들이 다른 곳에서도 생길 것이다.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제주도 의료특례 조례와 같은 최소한의 규제 장치도 없는 상황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제주영리병원에 쏠려 있다. 원희룡 지사는 국민에게 제대로 대답해야 한다. 녹지그룹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공개해야 한다. 제주도 의료 조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중국 부동산 회사가 병원 개설자가 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은 답변을 들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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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19-01-25 10:28:45
송변호사가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노무현 정부 시절 영리병원을 세우려고 한 배경을 안다면 주장이 좀 달라질 것이다. 비영리의료법인은 영리사업에 투자할 수 없으므로, 녹지병원에 투자하는 비영리법인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개인 입장일 것이므로 해당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녹지병원이 허가 되지 않았다고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못 세우는 것은 아니고, 녹지병원이 허기된다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좋지도 않은 병원에 돈을 더 내면서 갈 환자는 없을 것이므로 영리병원이 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