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다. 막무가내다.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것은 국토부였다. 지난 22일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릴 때만 해도 국토부는 자신만만했다. 김용석 항행정책관은 “(공개토론회)는 저희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주는 격”이고 했다. 제2공항 반대대책위 주민들과 관계자들에게 “여러분 주장이 얼마나 허약한 지 알려질 것”이라고 거들먹거렸다.

국토부는 14일 기본계획 수립 용역 도민설명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설명회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결정된 설명회다. 반대 주민들의 논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겠다고 큰 소리쳤던 국토부였다. 설명회 개최 전 협의도 없었다. 입만 열면 주민 의견 수렴을 이야기하는 국토부였다. 검토위원회 기간 연장 요구에도 19차례나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고 실적을 자랑하던 국토부였다.

요식행위이고 체면치레다. 절차적 타당성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번 열리는 설명회는 방식과 명분 모두 적절치 않다. 도대체 국토부는 제주도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사업을 추진해 주겠다는 데 왜 뭘 모르는 주민들과 데모꾼들이 방해하는 것이냐‘는 식의 ’골칫거리‘를 대하는 게 아니라면 이런 꼼수가 없다.

1시간 남짓 진행되는 설명회는 절차적 타당성을 지켰다는 ’명분 쌓기용‘이다. 12일 제주 제2공항 최종 후보지 선정을 위한 사전타당성 용역 과정의 문제점이 또 하나 제기되었다. 당시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던 신도2 후보지의 위치와 방향이 평가 도중에 이동됐다는 주장이었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은 들여다볼수록 의혹투성이다. 비전문가들의 막무가내 의혹제기가 아니다. 합리적 의문이고 질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있다. 설명회 개최는 대답은 하지 않고 선전만 하겠다는 태도다. 70년대 관제 설명회만 못하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이번 설명회 결정은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는 작태다. 제2공항 찬반 논쟁을 떠나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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