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운 제주도의회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이 제주 제2공항과 영리병원 사안으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시민단체와 정당 관계자들을 싸잡아서 비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경운 제주도의회 의원(사진제공=제주도의회)

문 의원은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 이하 농수축위)는 도의회 속기사에게 "속기하지 말아달라"면서 일부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무조건 반대만 한다"며 비난조로 말했다.

문 의원은 "모 당은 시민단체 같다"며 "원희룡 지사가 거기에 휘둘리면 안된다. 도민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 단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안 하면 도민 위해서 할 수 있는 사업이 하나도 없다"며 "국장들이 중심 잡아서 건의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말미에 문 의원은 "단체들이 와서 머리 아프니까 속기하지 말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에 고용호 농수축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속기에 남기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문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 남겨놓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회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함께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문 의원의 발언은 뉴스 1 등 일부 언론이 이미 보도하기도했으며 상임위원회 회의록 영상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문 의원이 말한 모 정당은 문 의원의 발언 맥락상 제주녹색당과 민중당 제주도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시민단체도 발언 맥락을 감안할 때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도청 앞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중단을 요구하는 단체들의 단식 농성 천막(사진 제주투데이DB)

이들 단체들은 원 지사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추진과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결정을 두고 몇 달 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원 지사가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뒤집고, 제2공항 공론화 논의를 무력하게 만든 점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

도의회에서도 원 지사의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촉구 결의안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오는 26일에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찬반 주민과 함께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의원의 이런 발언이 도의회의 결의안 발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갈등마저 부추기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재홍 제주녹색당 사무처장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른 정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속기하지 말아달라는 기본적 소양도 없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도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사람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찍어서 만들어 준 더불어민주당 도당은 반성하고 문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 사무처장은 "이날 속기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받아들인 고용호 농수축위 위원장도 문제가 있다"며 "고 위원장도 앞으로 속기를 지워달라는 말을 들어주는 행위를 두번 다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제2공항 반대 도민행동 관계자도 이와 관련 "문 의원의 발언은 도의원이라는 공인의 발언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제2공항 찬반을 떠나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단체나 정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