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는 27일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초기에 찬성 서명자 30명을 확보했으나 본회의 표결 직전까지 이 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은 밝지 않았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발표한 제2공항 관련 담화문의 영향은 물론 결의안을 막기 위한 일부 도의원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0일 제2공항이 제주의 경제지도를 바꿀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원 지사가 도의회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도의원들 역시 원 지사를 강력히 성토했다. 27일 도의회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담화문을 통한 도의회 압박 논란은 일단락된 모양새다.

그러나 원 지사의 담화문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원 지사는 제주의 경제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기 때문이다. 제2공항이 도내에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즉, 제2공항이 제주의 경제지도를 바꾼다는 말은 사실 하나마나한 얘기인 것이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이 제주의 경제지도를 바꾼다면, 제2공항으로 인해 제주의 경제지도가 급격히 바뀌는 것이 도민 개개인의 입장에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 제주도의 산업구조 비율(혹은 ‘경제지도’)은 농림어업 11.6%, 광제조업 3.4%, 건설업 10.2%, 전기가스수도 3.4%, 서비스업 71.5% 수준이다. 제2공항이 이와 같은 경제지도 즉 구조를 어떻게 바꿔놓고, 도민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인가.

현 제주 지역 경제에서 농업을 포함한 1차산업의 비중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는 단지 산업구조별 비중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주 도내 농민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1년 38,479명으로 16.9%던 도내 농가 비중이 2016년에는 12.4%로 떨어졌다. 농민 비중도 마찬가지. 10만명을 상회하던 도내 농민이 2016년에는 88,385명으로 줄었다. 제주도가 개발되면서 농민은 농사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 통계로 나타나는 것이다. 적어도 이제껏 추진되어온 개발 정책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 데 큰 도움을 주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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