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해외로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일본 도쿄 공연 전경(사진=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

총 사업비 1억5000만원의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제주도와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이하 제주예총)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탐라문화제에서 참여 예술인들에 대한 인건비를 책정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는 미국 시카고에서 6월 22일 열린다. 공연팀은 3박 5일 일정으로 6월 21일 출국할 계획이다.

‘찾아가는 탐라문화제’에서 공연할 배우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심사에 응했던 연극배우 김은정 씨는 “면접 당일에야 출연료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2주간은 오전·오후·야간 관계없이 연습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출연료조차 없다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출연료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면접을 본 김은정 씨는 면접 심사 후 이와 같은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며 제주예총에 공연 참여 포기 의사를 전했다.

예술인에 대한 권익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할 예술인 단체인 제주예총이 이번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를 추진하며 행사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의 출연료조차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출연진 모집공고

이와 같은 예술인 착취 논란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제주예총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다며 책임을 제주예총으로 떠넘겼다.

제주예총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관계자는 “올해는 출연료는 힘들 것 같아 책정을 못했다. 노동을 착취하는 건 아니다. 나중에 해외로 갔다가 이 작품을 2~3회 정도 계획하고 그럴 때 보상이 된다.”고 해명했다. 제주예총이 주최하는 도내 탐라문화제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나 찾아가는 탐라문화제와 탐라문화제는 별도의 예산으로 책정돼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궁색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는 2011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최된 후 2017년 오사카, 2018년에는 도쿄에서 열렸다. 2018년 예산은 1억5000만원. 올해 책정된 예산과 동일하다. 일본보다 거리가 먼 나라에서 진행되는 사업임에도 동일한 예산이 책정된 것.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으로 이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른다.

제주예총 관계자는 “출연료를 책정하려 했다. 일본 갈 때는 어느 정도 책정했다. 1인당 20만원 정도다. (올해는) 미국을 가다보니 항공료 등 비용이 많이 든다. 공연을 하려하면 공연자가 30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공연자 외 음향, 조명 스탭과 함께 40명 정도가 간다. 인건비는 전체적으로 전혀 책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항공료 식대 숙박비 차량 비용이 들어가고 공연장 대관료가 2000만원에 가깝다. 홍보물도 만들어야 한다.”며 예산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관료 등이 정확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전답사를 가지 못해 공연장 현장에서 조명 등 추가되는데 최대한 절약하면서 나중에 여유가 되면 그때는 출연료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건비 등 예산 집행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일단 사업을 추진한 뒤 인건비를 책정하겠다는 것.

한편 제주예총은 홈페이지에 설립목적으로 “문화예술인의 권익을 옹호하며 향토예술의 창달과 제주지역사회의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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