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 주던 엄마에서, 많은 아이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빛그림이야기’ 제작자로 변신한 이가 있다.

숙명처럼 이 일을 하고 있는 ‘빛그림동화연구회’ 송지은 회장이다.

송지은 ‘빛그림동화연구회’ 회장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애니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달 27일 이곳에서 열렸던 ‘첫 번째 빛이 된 그림책 공연' 얘기부터 시작했다.

2019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지역네트워크 활성화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에벤에셀어린이집과 서귀포어린이집 아이들 대상으로 그와 노숙경 동화구연가와 함께 만든 '틱톡, 일어나세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싸워도돼요?', '은자로 마을 토토' 4편의 책이 영상과 음악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2019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지역네트워크 활성화사업 첫번째 행사인 '빛이 된 그림책 공연'이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애니카페에서 개최됐다.

“제가 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의 여러 가지 도움이 컸다. 또한 이곳에서 ‘빛그림이야기’ 공연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빛그림이야기’를 만드는 송지은 회장은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전집으로 나온 동화책을 손에 들고 꿈과 상상의 나래를 폈던 어린 시절과 디자인 전공 학생으로 학생운동, 그리고 출판관련 동아리에 열정을 쏟았던 대학생활을 빼면 그는 엄마가 천직인 셈이다.

큰 딸이 세 살 무렵부터 그는 만화책을 시작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그 후 여섯 살 때 미국의 유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는 애가 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 넷째를 키우면서는 그냥 이야기를 글로 읽어주는 것 보다 아이가 그림을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빛그림동화연구회’에서 마련한 공연 모습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상그림동화책 만들기에 뛰어든 그는 “인쇄된 책으로는 전달에 한계가 있고 최첨단 영상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의 이야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노트북과 씨름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하면서 “이미 인쇄된 책을 가지고 어머니의 시각과 어머니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아이들에게 전달하면 이걸 본 후에 아이들이 다시 책을 찾았다”는 기적도 경험한다.

어머니의 시각으로 자녀들을 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자주 봐도 질리지가 않고 TV나 게임에 몰입됐던 아이들도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빛그림동화연구회’는 서귀중앙초 학부모 독서 동아리로 시작해 2018년 발족한 모임이다. 송지은 회장을 포함한 12명의 엄마들이 조금 더 전문화된 모습의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제작, 동화 구연, 도서개발 등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10분내외의 영상으로 만들어 학교와 북 콘서트 등 어느 장소든 공익적인 차원이면 공연에 응하고 있다.

그동안 ‘빛그림동화연구회’가 제작한 작품은 모두 30편 정도로 한국어뿐만 아니라 일부는 영어, 중국어로도 제작됐고 지난 4년간 모두 47회의 공연을 가졌다.

'빛그림동화연구회’에서 마련한 공연 모습

“마지막 책은 눈물이 날 뻔 했어요!”

“내년에 또 와서 해 주세요!”

“영상을 보고 나서 책을 찾아 꼭 읽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도 나오고 엄마가 읽어 주시니, 영화를 보는 듯 했어요!”

공연이 끝난 후 아이들의 소감이다.

송지은 ‘빛그림동화연구회’ 회장

그의 교육적인 생각도 남다르다. “독서교육이나 부모교육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가 애들보다 앞서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엄마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하면서 “집안에서 엄마들이 드라마 보는 걸 중단하고 독서하거나 ‘빛그림이야기’를 거실에서 틀어준다며 애들은 반드시 책을 읽게 된다.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담요를 뒤집어쓰고 읽어주시면 더욱 좋다. 책동굴 처럼요”라고 말했다.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빛그림이야기’를 계속 만들겠다는 송지은 회장, 그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오감을 만족케 하는 새로운 콘텐츠의 ‘빛그림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모든 아이들이, 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또한 1930년대 당시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 켄터키 지방에 말이나 노새에 책을 싣고 날랐던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처럼 살겠다”라는 소박한 그의 생각처럼.

그리고 개인적으론 “애들에게 공부하라고 안 해도 스스로 잘해주고 있고 남편도 저의 활동을 적극 지지해주고 있어서 든든하다. 우리 애들 4명 모두 의사와 약사를 꿈꾸고 있다. 특히 막내에게 '바보의사 장기려 선생님'을 읽어줬더니 본인도 크면 가난한 사람에게는 돈을 안 받는 의사가 되겠다”라는 애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활동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영향으로 미치는구나”라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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