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국제공항(사진)에서 남북 방향 보조 활주로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 실정이다.(사진=네이버 지도)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당시 용역진이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 하도급으로 맡긴 현 제주공항 확장 대안을 다룬 용역 보고서가 공개됐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 등은 ADPi보고서 공개를 요구해왔으나 국토부와 용역진은 이 보고서를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책사업에 사용한 보고서를 폐기했다는 사실에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이하 반대위)와 시민사회 진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타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재개되고 반대위 측 검토위원들이 ADPi보고서 공개를 끈질기에 요구하자 비로소 10일 해당 보고서가 공개됐다.

국토부는 제2공항 사타 용역진인 항공대학교 컨소시엄은 이날 ADPi보고서를 공개하며 관련 입장을 밝혔다.

ADPi보고서는 크게 현 제주공항 활주로 용량 확충을 위한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제주공항의 동서 방향 주활주로 활용극대화 방안

2.주활주로에 평행한 210m 근접 평행 활주로 및 380m 이격 활주로 신설 방안

3.남북방향 보조활주로 적극 활용 방안

국토부는 용역진은 첫 번째 방안은 일부 수용해 현 제주공항 시설 확충에 반영하고 있으며 두 번째 방안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세 번째 방안이다.

ADPi보고서를 통해 현 제주공항의 보조활주로를 적극 활용하면 최대 슬롯이 시간당 60회 정도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안을 적용하면 제2공항을 건설하지 않아도 2045년의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반대위 측의 입장이다.

지난달 23일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회에서 2045년 제주지역 항공수요가 3890만 명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는데 ADPi보고서에 따르면 보조활주로를 적극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시간당 슬롯이 60회가 아니라 55회만 되어도 4400만 명의 항공기 이용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반대위 측 분석이다.

뉴욕 라과디아공항(사진=위키피디아)

ADPi보고서의 보조활주로 활용 방안에 대한 분석 결과는 그간 반대위 측에서 주장해온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반대위 측은 그동안 현 제주공항을 구조가 유사한 뉴욕 라과디아공항 방식으로 운용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ADPi보고서도 라과디아공항의 사례를 검토했고, 라과디아공항의 시간당 슬롯은 75회였다.

심지어 ADPi보고서는 보조활주로를 활용하는 데 있어 바다 매립도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마찰계수가 높은 재료로 활주로 상판을 바꾸면 현 보조 활주로에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다. ADPi보고서는 이와 같은 방식의 활주로를 운용하는 미국의 공항의 예를 들기도 했다.

다만 관제 안전에 대한 우려 해소는 필요하다. 주 활주로와 보조 활주로가 겹치기 때문에 항공기의 지상 동선이 겹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두 개의 활주로가 겹치는 라과디아 공항식으로 관제가 안전하게 이뤄진다면 현 제주공항만으로도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진이 예측한 미래 제주지역 항공수요 최대치인 4108만명(2055년)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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