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깔린 안개는 산이수동으로 향하는 동안
서서히 걷히고 다행히 마라도로 가는 첫 배는 손님들을 태우고 출항 준비를 서두른다.

마라도의 봄은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마라도가는 여객선'에 승선을 했다.

마라도를 가는 방법은

운진항(모슬포 남항)과 산이수동(송악산) 선착장에서 출발하는데

도항선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도민은 왕복 15,000원, 신분증과 예약은 필수다.

어두웠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파란색으로 물들고

에머랄드빛 바다 수면 위로 반쯤 올라 온 악어모습을 빼닮은  

최남단 산이면서 분화구인 송악산의 아름다움에 잠시 시선이 멈췄다.

 

멀어지는 송악산을 바라보는 동안

모슬포와 마라도의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는

섬 전체가 가오리처럼 덮개모양을 한 가파도가 가까이에 와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잔잔한 쪽빛바다는 뱃길따라 하얀 포말을 그려내고

자연이 그려내는 멋진 풍광에 빠져드는 동안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마라도 등대...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남쪽으로 해상 11km 해상에 있고

면적은 0.3㎢, 해안선길이는 4.2km, 최고점은 39m로

섬 전체가 고구마 모양을 한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하고 있다

 

'마라도가는여객선'은

가을에 접안을 했던 자리덕선착장에서

항로를 바꿔 '살레덕선착장'에 접안을 한다.

가파른 절벽과 기암이 조화를 이룬 해식동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한민국 최남단 한반도의 끝이자 시작인 '마라도'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 살짝 불어오는 봄바람과 잔잔한 쪽빛바다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탁 트인 푸른 초원은 그림같이 펼쳐지고

땅바닥에는 계절을 거꾸로 사는 '갯쑥부쟁이'

식물 전체에서 강한 냄새가 나는 귀화식물 '냄새냉이'

바닷가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는 줄기가 사방으로 퍼져

초원 위를 노랗게 수놓는 '벋음씀바귀'는 바닷바람에 춤을 추며

누구에게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되어준다.

바다 한가운데 외로이 떠 있는 섬 속의 섬 '마라도'  

본래는 울창한 원시림인 무인도였지만

1883년 제주목사로부터 개간 허가를 얻어 화전을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용천수가 나지 않아 빗물을 여과해서 사용했지만

지금은 담수화시설로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주민들은 소라, 전복, 미역, 톳 등을 채취하는 어업에 종사하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민박을 하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로 넓은 초원을 이루고 있는 마라도는

섬의 가장 높은 곳에는 세계 해양지도에 표시된 등대주택이 있고

중심부의 작은 구릉과 소나무숲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해안을 따라 1시간 30분 정도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마라도 해녀들의 험한 물질을 지켜주는 마라도 할망당은

이곳을 찾는 누구라도 간단히 제를 올릴 수 있다.

아기를 업어주는 여자아이가 

뭍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곳으로

해마다 주민들이 아기업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당제가 열린다.

마라도는

바다 속에서 독립적으로 화산이 분화된 섬으로

마라도의 해안은 오랜시간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만들어내고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가장자리의 가파른 절벽과 해식동굴,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풍부해서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는 안내글 내용이다.

바닷바람에 나무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염생식물들이 자람터를 넓혀간다.

바닷가 절벽 바람에 묻어오는 바닷물을 뒤집어써도 끄떡없는 '갯기름나물(방풍)'

바다 산책길을 열어 주는 바닷가 '갯강활'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강인함이 느껴지는 '손바닥선인장'

은하수 하얀별들이 바닷가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린 여름바라기 '갯까치수영'

하얀미소가 아름다운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 '돌가시나무'

장단이 서툰 연분홍 귀화식물 '양장구채'

바닷가에서 장구 치는 '갯장구채'

큰 가시가 있지만 나물로 먹는 밀원식물 '가시엉겅퀴'  

갯가식물들은 마라도의 봄을 노래한다.

하늘의 신을 만나기 위하여 내려오는 길목

대한민국해군사관학교생들의 조국순례기념비는 보이지 않는다.

마라도 등대는

섬 가장자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 지역을 항해하는 국제선박, 어선들에게 길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를

푸르게 가꾸기 위해 소나무가 식재된 소나무숲이다.

흙냄새 폴폴 나는 길 위에는

일찍 꽃잎을 벌린 돈나무가 싱그러운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산이수동(송악산) 선착장에서

10시에 출발해서 12시 20분 마라도 출발...

왕복1시간을 배에서 머물고 겨우 1시간 20분 동안 섬을 한바퀴 걷기엔 빠듯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마라도를 찾기에 투덜거리는 것도 사치일 뿐

배 시간이 가까워 마라도 짜장면은 뒤로 하고..

우리가 타고 갈 마라도가는 여객선은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며 속력을 내는 듯 하다.

섬을 찾았던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눈부신 햇살, 불어오는 봄바람, 파도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동안 

산이수동(송악산)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또 다른 방문객들을 내려준다.

동화 속 세상을 꿈꾸듯 마라도에서 머문 시간은 찰나처럼 지나간다.

파랗던 하늘은 어두운 잿빛으로 탈바꿈하고  

바닷바람에 꽃잎을 열어 준 '칼잎막사국'은 반갑에 눈 맞춘다.

숨어 버린 한라산, 사계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으로 담아 간다.
 

제주도의 부속도서는

8개의 유인도와 55개의 무인도가 있다.

유인도를 면적 순으로 정리하면

1.우도(6.03㎢)  2.하추자도(4.2㎢)  3.상추자도(1.3㎢)  4.가파도(0.84 ㎢)

5.횡간도(0.6㎢)  6.비양도(0.52㎢)  7.마라도(0.3㎢)  8.추포도(0.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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