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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원희룡] '밥 잘 사주는 예쁜' 도지사
김재훈 기자 | 승인 2019.05.13 18:53

-언론인 간담회 3월에만 8건 집중...그중 7건은 ‘중앙언론’

-3월에 진행한 언론인 간담회, 2017년 전체기간(5건)보다 많아

-언론인에게 식사 제공하는 것으로 여론전환·지역갈등 해결하겠다는 기대 버려야

JTBC 연속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사진=JTBC)

언론을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매체의 전달 방식에 따라 신문, 방송 등으로 나누고,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진보언론과 보수언론으로 나누기도 한다. 발행주기에 따라서는 일간, 주간, 월간 등으로 구분한다. 행정기관과 광고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은 독립언론으로 분류한다. 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이런 상식적인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언론을 분류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묻기 위해서다.

답은 ‘중앙언론’과 ‘지방언론’이다. 언론에 계급을 매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상한 일이다. 무엇보다 ‘탈 중앙화’가 핵심 요소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는 원희룡 지사 아닌가. 스스로 유튜브 방송도 하고 있는 원 지사가 언론을 중앙-지방으로 분류하며 대하고 있다. 중앙과 지방의 논리 너머를 직시해야 할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장이 언론을 중앙-지방의 틀에 가둬 한계 짓고 있는 것이다.

이는 원희룡 도지사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원 지사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중앙언론’에 대한 크나큰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원 지사는 최근 중앙언론과의 만남을 긴밀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는 원 지사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9년 3월 언론 관계자와 간담회가 8번 개최됐다. 중앙언론 관계자와의 간담회가 7회다. 게다가 6일·7일, 20일·21일, 23일·24일에는 이틀 연속으로 중앙언론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다. 3월 한 달간 원 지사가 집행한 업무추진비는 1206만2086원이다.

언론관계자와의 간담회 명목으로 지출한 식비 등이 205만2300원으로 3월 한 달 집행한 업무추진비의 6분의 1에 달한다. 건수로 보면 집행내역 34건 중 4분의 1이다. 2017년을 통틀어 언론 관계자 간담회는 총 5회에 불과(?)했다. 지난 3월에만 2017년 한해보다 더 많은 식사 자리가 언론 관계자들에게 제공된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2019년 3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노란색은 중앙언론 관계자와의 간담회. 녹색은 언론 관계자와의 간담회.(자료=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표 편집=김재훈 기자)

갑자기 늘어난 언론관계자와의 간담회는 원희룡 지사가 ‘밥’으로 언론을 길들이려는 시도 즉, 언론을 살찐 강아지로 기르려 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제주의 언론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면, 원 지사는 언론 계급을 구분 짓고 도민들의 혈세를 들여 언론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려놓아야 한다.

언론관계자들과 가까이 지내는 방식으로 여론을 전환하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행태이기 때문이다. 도정 운영을 위해서라면 언론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시간에 차라리 유튜브 방송을 한 편 더 만드는 쪽이 낫다. 도민들은 원 지사의 유튜브 방송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언론인들은 관심을 갖고 챙겨 보고 있기 때문이다.

노파심에 첨언하자면 지방언론 관계자도 식사 자리에 초대해달라는 넋 빠진 당부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중앙’언론인이든 ‘지방’언론인이든 제주에서 한껏 가격이 오른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월급은 받고 있다. 언론 관계자와 밥 먹을 시간은 최소화하고 서민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연구하길, 도내 갈등 현장을 한 번 더 찾아 가길 원 지사에게 당부하는 것일 따름이다. 언론인을 만나야 할 때는 도청 기자실을 찾으면 중앙-지방 구분 없이 만날 수 있다. 도청 기자실은 아마도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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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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