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 이사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한 자리에 만났다. 제주도의 현재를 이끌고 있는 세 인사들이 바라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현재와 미래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왼쪽부터 문대림 JDC 이사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사진제공=제주포럼)

이들은 29일 오후 1시 30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특별세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에서 만났다.

이날 세션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좌장으로 나섰으며, 문대림 이사장과 원희룡 지사, 송재호 위원장을 비롯해 벤자민 야우 홍콩무역발전국 한국 지부장이 패널로 나섰다.

특히 이번 토론에서 문대림, 원희룡, 송재호라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이목을 끌었다. 

특별세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의 모습. 왼쪽부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문대림 JDC 이사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벤자민 야우 홍콩무역발전국 한국 지부장(사진=김관모 기자)

◎국제자유도시 평가: 원, "추진역량 부족" VS 문, "역할 충분히 해왔다" VS 송, "방향성에서 미흡"

먼저 제주국제자유도시와 JDC의 성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세 사람 모두 다른 의견을 보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 지사는 "노동과 자본과 물자의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도시라는 제도적 측면에서 대규모 선도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방향성에서 뭔가 빠뜨린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하나는 도민의 행복에 대한 주도성이라는 점이며, 또하나는 삶의 질이나 환경 가치, 지속가능한 개발, 4차산업개발이라는 미래가치 등으로 가치가 바뀌면서 기존 국제자유도시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포함해서 추진역량의 한계, 사람과 문화, 제도가 국제적인 면으로 발전했어야 한다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반면, 문대림 이사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JDC가 역할을 했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며 "최근 가치변화와 환경변화가 생기면서 환경파괴와 개발피로증후군이 생긴기면서 JDC가 공격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문 이사장은 "JDC가 해온 사업은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왔으며, 앞으로 도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안 문제는 도와 정부가 함께 수습하고, 앞으로의 사업은 제주의 가치를 반영한 프로젝트를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재호 지역균형발전위원장

송재호 위원장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기본방향은 옳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결론적으로 사업 진행이 매우 미진했다"고 평했다. 

송 위원장은 "지자체의 개성있고 주도적인 발전을 시범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국제자유도시가 들어섰고, 그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특별자치도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문제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목적지가 무엇인지 도민의 합의가 부족했다. 그 결과 국제자유도시가 자유무역항인지 지적소유권인지 관광인지 농식품인지 지향점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벤자민 야우 지사장은 "홍콩과 제주도는 자본과 사람의 자유로운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다"며 "특히 제주도의 외자유치 노력이나 인센티브 제도는 전반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했다.

◎보완점: 문 "위기 극복할 수 있을 것" VS 원 "선도프로젝트는 애물단지"

현재 문제점과 해결책을 바라보는 눈도 달랐다.

문대림 JDC 이사장

먼저 문 이사장은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손해배상 소송이나 헬스케어타운 사업의 재개 문제점이 최대 현안이라고 짚었다. 

먼저 헬스케어타운 사업과 관련해 문 이사장은 "지역주민의 희망도 있어서 낙관적으로 본다"면서 "녹지국제병원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서 현재 헬스케어타운 사업과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예래단지 건에 대해서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는 하지만 도민의 역량을 모아서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원 지사는 "6대 선도프로젝트를 JDC가 해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투자자가 열심히 하면 성공하고, 투자자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아무런 대안이 없다"며 "헬스케어타운과 예래단지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현재 JDC를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당연시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더 큰 위기는 사업중에 발생한 애물단지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문 이사장은 운이 없으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송 위원장은 "제주도가 가려는 국제자유도시 모델을 위해 개발을 해왔는데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발전 가치를 하지 말자는 논쟁은 안 된다"며 "얼마나 이바지했느냐의 평가와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JDC는 순기능 정도가 아니라 활용하기 따라서 어마어마하다"며 "국토교통부 산하에 있지만 이제는 중소벤처기업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영역을 넘어서 다른 부처와의 협력을 하려는 노력하는 것이 JDC의 리더십"이라고 평했다.

JDC 본사의 모습(사진=제주투데이DB)

◎미래: 문, "계획 수립 중" VS 원, "애물단지 정리부터" VS 송, "JDC와 제주도의 협력이 중요"

한편, 앞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일단 세 명 모두 JDC와 제주도정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의했다.

문 이사장은 "계획을 구상하고 있지만 아직 1/10 수준이어서 담당처를 별도로 만들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물류산업과 4·3 정신과 가치인 인권과 평화 산업 등이 가능할 것이다. 제주도와 함께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원 지사는 "도지사로 있는 동안 이사장이 3번이나 바뀌었으며, 그때마다 기본 중점사업이나 아이디어가 다 달랐다"며 "일단 애물단지들을 어떻게 할지 명확한 정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래휴양향주거단지의 조감도. 현재 이 사업은 중단된채 소송전에 휩싸여 있다.

송 이사장은 "제주도와 JDC는 새로운 협력관계에 놓여있다"며 "신항만 배후단지 조성사업으로 제주도가 주관하고 JDC와 해양수산부가 협력하는 방식 같은 협력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벤자민 야우 지사장은 "인터넷으로 제주도와 홍콩 사이의 거리가 사라졌다.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도 만들어진 것"이라며 "제주도는 농업만이 아니라 바이오, 테마형 관광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합작회사를 활성화하고 한국과 홍콩, 중국을 잇는 주요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세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의 모습(사진제공=제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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