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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다시 태어난 '4·3 원동마을'원동마을 새로운 터주대감 장행만씨가 만드는 삶의 공동체
안인선 기자 | 승인 2019.05.30 23:10

마을 입구에 세워진 4·3유적지 표지석을 안내하는 장행만씨

4·3 당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제주도내 마을은 80여 군데나 된다.

그 중 애월읍 소길리 1364번지 일대 원동마을도 1948년 11월 13일 토벌대에 의해 23채가 모두 불타버리고 6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그들의 총탄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했다.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 살아야했고 원동마을은 오랫동안 잃어버린 마을로 방치돼 왔다.

원래 원동(院洞)은 조선시대 제주목과 대정현을 잇는 중간지점에 위치한 마을로 지나가던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었다.

원동마을에 17채의 새로지은 집들이 들어서 있다.

세월이 흘러 제주에 개발붐이 밀려오면서 원동마을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됐다. 집도 바뀌고 사람들도 바뀐 것이다.

여기엔 이웃마을인 애월읍 하가리 출신 장행만(59세)씨의 운명 같은 삶이 얽혀져있다.

그는 젊었을 때 김삿갓처럼 일본과 한국의 여러 도시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면서 살았다. 2010년 50이란 나이에 지친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먼저 어렸을 때 벌초하러 다녔던 원동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예로부터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고 4·3때 살아남은 사람들도 다들 잘되었고 주변 분위기가 좋아서다. 그러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던 그는 이곳에서 컨테이너 생활부터 시작했다.

원동마을의 옛 모습을 설명하고 있는 장행만씨

그는 잃어버린 마을을 다시 찾아야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졌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주변 지인의 도움으로 건축업을 시작했고 운도 따라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가 4~5년 사이에 지은 목조건물, 콘크리트건물, 판넬, 골조 건물 등 17채가 이곳에 들어섰다. 물론 사는 사람도 다양하다. 치과의사, 한의사, 사진사, 미국에 이민 갔다가 다시 돌아 온 사람 등 반은 제주토박이고 반은 이주민이다.

이런 사연으로 4·3의 아픔을 품은 채 원동마을은 다시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 원동마을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했던 물

그러나 그가 안내하는 마을 옛 집터 자리엔 아직도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마을 사람들의 식수로 마셨던 물도 그때 그대로이다.

원동마을은 이제 제주 여느 마을처럼 새로운 삶의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 관광객이 찾아오는 커피숍도 들어섰고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만드는 목공예 공방도 눈에 띤다.

목공예 공방인 우드아트워크가 들어와 있다..

새로운 원동마을 터주대감 장행만 씨는 자신이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 생에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얼마 전부터 소리 없이 그 행운을 이웃에게 돌려주고 있다.

제주소방서와 함께 오일장에 소화기 100대를 기증했고 오라동 37군데 노인 가구에 화재보험을 들어주는 선행도 이어가고 있다.

4·3의 아픔을 간직한 원동마을, 이제 그가 만들어 가는 원동마을은 정이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마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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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선 기자  ains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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