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쓰레기 범죄자’ 취급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언론을 선동하여 ‘아름답고 깨끗한 제주의 청정 이미지’에 먹칠을 했던 것이다.

결국 그의 선동과 허위사실 유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의 책임회피식 땜질 사과로 제주도민은 두 번 우롱 당했다.

그간의 사정은 이러하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경기도 평택 항에 필리핀으로 수출됐던 컨테이너 195개 분량 폐기물 4666톤이 반입됐다.

경기도는 이의 처리에 부심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는 3월 28일 오전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 됐다가 평택 항으로 반송된 수출 폐기물 처리를 두고 제주도에 폐기물에 대한 사실 관계 조사 및 위반 사항 처리 계획을 공식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폐기물이 장기 보관되면서 경기 도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4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폐기물을 우선 처리 한 뒤, 제주도에 처리 비용에 대한 구상 권을 청구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필리핀에 불법으로 수출했다가 반입된 평택 항 쓰레기가 ‘제주산’이라고 지목한 것이다.

덩달아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재차 확인해 줬다.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압축 폐기물이 경기도 평택 항으로 되돌아 왔는데 이중 상당량이 제주도에서 발생한 쓰레기”라고 했다.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경기도민들이 보고 있다”면서 “제주도에 압축 폐기물 처리비용 구상 권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주도를 ‘나라망신까지 시키는 부도덕한 쓰레기 불법 수출 자치단체’로 낙인찍고 매도해버린 것이다.

‘제주도가 주범인데 경기도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덤터기까지 덧 씌워 짓밟아 버렸다.

경기도의 이러한 보도 자료와 이지사의 SNS 글이 나가자 ‘받아쓰기 언론’이 춤을 췄다. 사실 확인도 없이 제주도정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던 것이다.

사실 확인 없기는 제주환경운동 연합 등 환경 관련단체도 마찬가지다. 언론 비판에 장단 맞춰 제주도를 몰아세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과잉 관광과 과잉 개발 중심의 제주도 정책이 낳은 참사”라며 ‘기레기 언론’과 짝패를 이뤘다.

그러면서 “도정 정책 방향 수정 촉구” 등 도정 때리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경기도와 이지사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새빨간 거짓말‘었다.

제주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에 사실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던 후안무치하고 가증스런 선동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 3월 27일, 제주시와 평택시, 그리고 평택항만관리소 등은 평택 항 현지에서 관련 폐기물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조사에서 평택 항에 하역된 폐기물 4666톤 중에 제주시가 배출한 폐기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 됐다.

그런데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 경기도와 경기지사가 합동조사 다음 날인 3월 28일 보도 자료와 지사 SNS를 통해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언론을 선동하고 부화뇌동하여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나라 망신’ 운운하며 조롱까지 했다.

이로 인해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전국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제주의 청정이미지’가 경기도의 악의적 선동 때문에 ‘쓰레기 이미지’로 덧칠되어 버린 것이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나치독일의 선동선전의 귀재라는 괴벨스의 말이다.

제주도를 ‘나라망신 시킨 쓰레기 범죄자’로 모욕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SNS 한 문장이 바로 괴벨스의 선동을 빼닮았던 것이다.

제주도민의 얼굴에 씻을 수 없는 쓰레기 구정물을 끼얹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낸 이 경기지사는 ‘제주산 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지난 11일에야 자신의 페이스 북에 면피용 “사과” 한 꼭지를 남겼다.

제주도에 책임을 전가하며 모욕한 자신의 SNS 글을 올린지 두 달 보름이 지나서다. 몰염치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내용은 ‘폐기물 쓰레기‘에 대한 쓰레기 같은 변명과 핑계가 주를 이뤘다.

‘사과 SNS’에서는 “언론에 의존하여 제주도산 폐기물이라고 언급 했었다”고 썼다. 언론 보도 때문이라는 핑계였다.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 역시 가증스러운 거짓말이다. 평택 항 폐기물이 제주산이라고 경기도에서 보도 자료를 내고 경기지사가 뒤이어 SNS에 글을 올려 비난했던 때는 지난 3월 28일이었다.

이미 하루 전인 3월27일에 합동 조사결과 평택 항 폐기물이 제주도산이 아니라고 확인됐었다.

그런데도 거짓말을 동원한 교묘한 언론 플레이로 언론을 부추겨 놓고 언론에 책임을 돌리려는 철면피 적 뻔뻔함이 역겹다.

그래서 경기지사 사과의 진정성과 진실성이 의심을 받는 것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에드윈 L 바티스텔라(Edwin L Battistelle)는 그의 책 ‘공개사과의 기술’에서 “진정한 사과는 근본적으로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진실성 없는 해명과 변명으로 책임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말장난 일 뿐’인 ‘부도덕한 사과’라는 의미다.

그러기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원희룡 제주지사의 반격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분을 삭일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원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인 ‘원더풀 TV'에서 “이지사의 11일 글은 사과문으로서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무단방치니, 불법 수출 운운하면서 이런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모두 잘해야 한다는 식의 훈계로 사과의 뒷부분을 이어간 것은 유체이탈 화법, 사과하면서 웬 훈장질이냐고 까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정말 경솔하고 가벼운 언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제주도는 14일 “평택 항에 쌓여 있는 쓰레기 4600여 톤의 출처가 제주도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기도에 공식 사과를 요청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 이은 두 번째 사과 요구다.

그러나 경기도와 경기지사는 핑계와 변명, 훈계까지 곁들인 이 지사 페이스 북 글을 사과로 갈음하려는 듯 하다. 공식적인 사과요구에는 묵묵부답이서 그렇다.

이 역시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참기 힘든 수치요 모욕일 수밖에 없다.

입장을 바꿔 제주도가 경기도를 겨냥하여 ‘불법 쓰레기나 수출하는 나라망신 시키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면 가만히 있었을 것인가.

이재명지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그동안 왕왕 사회적 구설수에 올랐었다.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막말, ‘불륜’과 ‘패륜’ 논란, 이미지 세탁을 위한 포퓰리즘 퍼주기 정책 등 갈등 유발도 서슴지 않았었다.

이번 ‘쓰레기 범죄자‘로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매도하고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제주도민의 명예를 짓밟고 상처를 줬던 일련의 사태도 이 지사의 정치적 퍼포먼스 일환이었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사람도 아니다.

제주도와 제주도민이 경기도와 이 지사에게 엄중한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도와 이 지사는 핑계와 변명보다는 제주도와 제주도민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이다.

부화뇌동 언론과 시민단체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터이다.

‘석고대죄(席藁待罪)’, 이럴 때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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