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행정학박사, 前 언론인

이스라엘은 소국이다. 소국은 약소국(弱小國)의 준말이기도 하다. 약소국이란 ‘국토․인구․자원 등이 미약한 작은 나라’를 이른다. 반대로 강대국(强大國)은 강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며 경제와 군사력이 센 나라를 말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을 두고는 약소국도, 강대국도 아닌 강소국(强小國)이라 부른다. ‘작지만 강한 나라’이기 까닭이다.

그래서 호감이가는 이스라엘. 호감만이 아니라, 부럽기조차 할 정도이다. 전 세계 인구의 0.2%밖에 안 되는 유대인. 그럼에도 이들은 노벨상 수상자의 25%를 차지한다. 어디 이뿐인가. 이스라엘의 처지로선 적국이나 다름없는 아랍권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당당하게 상대를 누르며 위세를 떨치고 있으니 경탄하고도 남을 노릇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독립을 선언하면서부터, 힘겨운 전쟁을 여러 차례 치러야 만했다. 이중 제3차 중동전쟁으로 불리는 이른바 ‘6일 전쟁’은 유명하다. 1967년 6월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비롯한 시리아와 요르단·이라크를 공략하여, 단 엿새 만에 본토 면적의 6배나 되는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골란고원 등을 빼앗았다. 이때 유대민족의 성지인 예루살렘도 탈환하였다. 결사항전으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겨낸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3대 군사강국으로 이름을 올릴 만큼, 군사력이 막강하다. 이들은 핵(核)도 보유하고 있다. 정보력 또한 무섭다. 레전드(전설)로 불리는 ‘모사드’는 세계최고 수준의 수집능력을 갖춘 신출귀몰하는 비밀정보기관이다.

정말로 대단한 나라이다. 어떻게 이 작은 나라가 무소불위의 세력을 휘두르며 능숙하게 버텨내고 있는가. 아니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가. 바로 ‘탈무드’이다. ‘위대한 연구’로 번역되는 탈무드(Talmud)는 유대인의 신앙과 생활기반이 되는 이들 특유의 경전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탈무드에서 얻은 지혜와 지식으로, 평생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세계 어느 나라도 업신여기지 못하게끔, 튼튼한 국력을 과시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이 지나고 있다. 내년이면 6.25 일흔 돌을 맞는다. 초․중학교시절, 나름 울분을 토하며 부르던 6.25의 노래는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로 시작된다. 그렇다. 이 노랫말 그대로 잊을 수 없는 6.25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공공석상에서 ‘공공연’하게 “이제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튀어 나온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칭송하는 행사가 버젓이 행해지기도 한다.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대명천지에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단 말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 되었다.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무엇인지를 새롭게 인식하여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민주주의로 다시금 무장하여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는 가운데 국민들은 교전(交戰)없는 평화와 통일을 상상하며, 실로 환상적인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요즘 잠시 주춤하는 듯한 분위기이기는하지만, 여전히 향후 회담진전에 희망을 걸고 있다.

회담의 주요의제는 뭐니 뭐니 해도 핵(核)이다. 북한이 숨기고 있는 핵무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흔히 ‘비핵화(非核化)’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가식(假飾)에 지나지 않는 표현일 뿐이다. ‘아닐 非’가 아닌 ‘완전폐기’여야만 한다. 북한은 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실질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평화란 전쟁이 없는 평온한 세상을 말한다. 평화에는 ‘힘의 균형(均衡)’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상대를 억지(抑止)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저들이 핵을 제대로 포기할 때까지는 절대로 마음을 놓아서는 아니 된다. 국방이 흔들리면 백약(百藥)이 무효다. 강소국 이스라엘. 작지만 부강한 나라. 분단국가인 우리들이 배워야 할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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