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과 계곡, 옛길이 있는 도보여행지

옛날 아라동 주민들이 마소를 방목하고 땔감을 구하러 오고 가던

고지길(숲길)과 내창길(하천길)

삼의악 부근의 하천은

판상절리가 넓게 분포하고 하류로 흐르면서 많은 소가 발달되어 있다.

파란 하늘이 열린 웅덩이

앞다리가 쏙~

뒷다리가 쏘옥~

까만 멘주기(올챙이)들이 꼬리를 흔들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났다.

들머리부터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초록잎 위로 파란나비가 내려와 앉은 듯 헛꽃이 아름다운 '산수국'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강인함의 상징 금은화 '인동덩굴'

두 조각으로 갈라진 부푼 반원형의 열매를 단 고춧잎을 닮아 붙여진 '고추나무'

뽕나무보다 더 단단한 암수딴그루 '꾸지뽕나무'는 실한 열매을 달고

햇빛에 수분을 뺏길까? 껍데기 속에 숨어버린 '동양달팽이'

숲과 더불어 가는 길마다 수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옷을 스치는 소리에 흠칫 놀라게 한다.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편안한 숲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안

이방인의 출입을 경계하듯 삐죽이는

듣기만 해도 힐링되는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때 마다 살짝 들어오는 햇살

빨갛게 익은 산딸기와 줄딸기의 새콤, 달콤함에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는

길 위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에 빠져들게 한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5년 제주도에 들어 온

일본군에 의해 구축된 동굴 형태의 군사진지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큰비가 내리면 엄청난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폭포들이 산재해 있다.

비와사 폭포...

칼다리폭포는 엉또폭포처럼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다가

한라산에 내린 집중호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조천(칼다리 내)은 삼의악 서쪽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누군가 쌓아올린 돌탑

돌과 초록이끼가 만들어낸 계곡정원은 바닥까지 바짝 말라버렸지만

계곡의 아침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로

자연스레 계곡카페를 만들어준다.

아쉽지만 자리를 털고...

산수국이 아름다운 오솔길에는

하얀나비가 살포시 내려앉은 듯 십자가꽃 '산딸나무'는

초록으로 짙어가는 여름 숲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검게 익은 달달한 맛이 일품인 산뽕나무, 밤나무, 나도밤나무, 사람주나무,

상산나무, 덧나무, 팥배나무, 박쥐나무, 정금나무, 초피나무,

풀숲에 숨은 지장보살 '풀솜대'도 흔적을 남겼다.

숲길을 빠져나오니 고사리 평원이 넓게 펼쳐진다.

고사리류가 한껏 푸르름을 더해가는 녹색의 초원

아침 산책을 나온 말들의 움직임이 활기차게 보인다.

제주 시내를 품은 '삼의악'

원뿔형의 균형잡힌 모습이 매력적인 오름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제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굼부리와 더불어 숲이 우거진 기슭 따라 자연의 깊은 맛과 탐방의 묘미를 느낄 수 있고

오름 분화구 남쪽에 샘이 솟아나고 있어 '새미오름'이라 불린다.

산수국이 길게 이어지는 오솔길을 지나면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길, 깊은 향이 느껴지는 편백나무길에서

삼림욕을 즐기며 걷는 숲길은 힐링이 되어준다.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린 생명 강한 나무

얕은 뿌리가 지상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고목이 된 나무는

쓰러져 썩어가지만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한다.

생태계의 정직한 분해자로서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내는 버섯

버섯은 생태계에서 분해자인 동시에

자연에 되돌려주는 환원자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숲 길에는 여름 숲의 주인

고고한 모습의 '매화노루발'

소녀가 기도하듯 긴 줄기 끝에 운치를 더해주는 방울방울 매달린 '노루발풀'

물결모양의 긴 타원형의 잎과 연한 녹색의 꽃 '옥잠난초'

또 다른 매력으로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산수국과 삼나무길을 빠져나오니 도로변에는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의 흔들림에 길에서 만난 들꽃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절로 가는 길이 아름다운 관음사로 향한다.

제주 시내와 가까이 있어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는

'삼의악 트래킹코스'

수직의 정원 삼나무와 산수국이 아름다운 숲길

여름비가 내리고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 따라 칼다리 폭포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노루물에서 발 담구며 자연의 소리에 감사하며

도보여행의 묘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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