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트위터가 큰일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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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칼럼] “트위터가 큰일을 냈다”
  • 김덕남 주필
  • 승인 2019.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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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대통령․北김정은위원장의 깜짝 판문점 회담 주역은 ‘SNS'

정말, 트위터가 사건을 저질렀다. 세계정치외교사에 유례가 없는 큰일을 꾸며 낸 것이다.

30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판문점에서의 문재인대통령․미(美) 트럼프대통령․북(北)김정은 위원장 등 남․북․미 세 정상의 한자리 만남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한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전협정 66년의 벽을 단숨에 녹여버린 세계사적 사건이었다.

특히 예측 못했던 트럼프대통령과 김위원장의 ‘미․북 정상단독회담’은 내로라하는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전망을 빗나가게 한방에 날려버렸다.

그만큼 예측불허였으며 흥미진진했던 반전 드라마였다. 파격적인 깜짝쇼를 방불케 했다.

이 같은 극적 드라마를 연출한 것은 트위터였다. 마흔 자 남짓의 트위터 글이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을 한자리에 불러 악수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를 마친 뒤인 29일 오전 7시 51분, 자신의 트위트 계정에 글을 올렸다.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김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김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짧은 글이었다.

이글이 오르자 “한번 해보는 소리”라거나 “희망사항 일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사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 김위원장과의 ‘DMZ 만남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의 핵심 당국자들까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대통령의 트위터는 이들의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카드 노름’에서 예측 불허의 조커를 던진 것으로 비유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글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흔들렸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1부상이 담화를 냈기 때문이다. 트럼프대통령 트위터 글이 오른 지 5 시간만의 일이었다.

“나는 트럼프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 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 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는 내용이었다.

이때부터 미․북간 물밑 비밀 접촉이 활발했을 터였다.

그 결과가 역사적인 남․북․미 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이었으며 미․북 정상의 판문점 단독 회담이었다.

트위터 글이 국제 정치외교에 새 역사를 썼던 것이다.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재인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서 북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다.

남․북․미 세 정상은 8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의미와 기억은 오래 기록될 것임에 틀림없다.

판문점 남쪽지역 ‘자유의 집’에서의 미․북 정상 회담은 53분이었다.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이었다.

여기서 트럼프대통령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다.

이어서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김위원장이)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면 민망한 모습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하다”고 했다.

트럼프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보내는 언사는 다감했다. “아마 우린 서로 좋아 하나봐”라는 낯간지러운 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이 말에 앞서 김위원장은 “어떤 사람들은 미리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말하던데 (트럼프대통령의) 그런 의향을 표시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오후 늦은 시간에 알게 됐다”고 했었다.

이번 판문점 미․북 단독 정상회담이 오래전부터 기획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시선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깜짝 이벤트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위원장의 연예편지 같은 친서를 주고받을 때부터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김위원장도 이번 회담과 관련 “DMZ 초청 제안이 최소 일주일 전부터 계획 됐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친서를 주고받으며 미․북 두 정상은 입을 맞춘 듯 ‘흥미로운 내용’ 운운 했었다. 문재인대통령도 친서에 흥미 있는 내용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로 미뤄 “세 정상의 발언은 이미 ‘판문점 만남’을 염두에 뒀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번 판문점에서의 회동이나 회담이 이미 기획했던 이벤트였든, ‘깜짝 쇼’였든, 시비할 일은 아니다. 만남자체가 중요하고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2~3주 안에 북핵 관련 협상을 재개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포괄적 좋은 합의가 목표”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미․북 정상 단독 회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미․북 북핵 폐기 협상을 재개하게 됐다는 것은 다행이고 나름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잘된 일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북핵 폐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같은 깜짝 미․북 정상 단독회담이 북핵 폐기와 항구적 한반도 평화를 담보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지금까지 행태로 보아서는 그러하다. 북은 90년대 이후 수차례나 핵 폐기 등 합의를 했었지만 이를 헌신짝 버리듯 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향하던 당일만 해도 그렇다. 세계적인 포커스가 판문점으로 몰리던 때다.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 북한 내외 선전매체에서 “남조선 당국이 대미 굴종자세를 버리지 않는다면 언제가도 북남 관계가 오늘의 침체 상태에 벗어 날 수 없다”고 비난했던 그들이다.

지금까지 북이 보였던 일련의 행태를 보면 이번 미․북 정상 회담도 북의 김정은으로서는 시간 벌기작전일 수도 있다.

트럼프 역시 대통령 선거를 노린 이벤트의 하나일 뿐이라는 일각이 해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판문점 미․북 정상 단독 회담으로 되레 문재인 정부의 대북 역할 정립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

북핵 폐기 협상과 관련하여 그동안 중재자 역을 자임하던 문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따돌림 당할지도 모른다는 기우인 것이다.

판문점 미․북 정상 단독회담을 환영하고 놀라운 일로 보면서도 뒤끝이 개운치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새삼 ‘소문난 잔치에 먹어 볼 것 없다’는 속담이 마음 어지럽히며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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