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 '세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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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한라산 '세바람꽃'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9.07.06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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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 소나무숲의 바람소리

계곡 물 흐르는 소리는 아름답고 시원한 아침을 열어준다.

가파른 계단에 힘에 부칠 쯤

잠시 멈췄던 곳에는 등수국이 헛꽃을 활짝 열었다.

제주의 아름다움과 만나게 되는 한라산 영실코스 

수직의 바위들이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듯 병풍바위의 위풍당당함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깍아지른 듯한 영실기암의 웅장한 모습

완만하게 내려간 산자락은 서귀포 바다가 훤히 드러나고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 온 오름 풍경들 뒤로

산방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숲 터널로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가 바람타고 코 끝을 자극한다.

'산에 자라는 목련' 이라는 뜻으로 '산목련'이라고 부르는 '함박꽃나무'

산골짜기 여인의 수줍은 듯 함박웃음을 짓는다.

숲 터널을 지나면 사방이 탁 트인 곳

솥을 얹혀 놓은 '부악(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돌 틈 사이로 봄에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진분홍 꽃바다를 이루는 산상의 정원 '선작지왓'

조릿대 사이로 산철쭉의 모습은 군데군데 보일 뿐 많이 시들어버리고

조릿대와 호장근이 자람터를 넓혀간다.

노루샘의 천연 삼다수로 목을 축이고...

샘 주위에는 한라산 고산지대에서 자생라는 '바위미나리아재비'

제주 특산식물 '흰그늘용담'

소가 풀을 뜯다가 뒷걸음 친다는 '가시엉겅퀴'는 일찍 문을 열고

떠나가는 봄이 아쉬운 듯 유월을 노래하는 '세바람꽃'이

무리지어 하얀 꽃밭을 만들었다.

봄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바람꽃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바람을 좋아하는 바람꽃

한라산의 세찬 비바람을 견뎌내며 한라산의 봄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세바람꽃'

떠나가는 봄이 못내 아쉬운 듯 해맑게 웃는 아기 모습처럼

곱디 고운 모습으로 봄의 끝자락을 제대로 느낀다.

세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 한라산이 자생지이다.

해발 1600m 이후 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계곡이 있는 습도가 많은 반음지에서 집중적으로 보인다.

꽃줄기 하나에 세개의 꽃이 달려 붙여진 이름이지만

대부분 2송이 정도 달린 것이 많이 보인다.

키는 10~20cm이고 뿌리에서 나온 잎은 잎자루가 길고 세 개로 갈라지고

앞과 뒷면에 털이 많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하얀 꽃은 5~6월 줄기에서 2~3개의 꽃자루가 나와

한 송이씩 달리고 꽃줄기에는 잔털이 보인다.

흐린 날이나 저녁에는 꽃잎을 일찍 닫아버리는 습성이 있다.

꽃잎이 퇴화되고 5장의 꽃받침 잎이 꽃잎같은 여리고 여린 세바람꽃

달걀모양의 열매는 7~8월경 달리며 잔털이 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살아 백년 죽어 백년 '구상나무' 고사목

세찬 비바람에 잘 견디며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빛내주고

조릿대에 점령당한 산철쭉, 눈향나무의 어우러진 모습이 충분히 아름답다.

해발 1400m 부터 보이기 시작한 '민백미꽃'

남벽 주변으로 무리지어 피어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침 어두웠던 영실계곡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에 꽃잎을 연 '박새'

한라산도 서서히 여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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