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로 벌목될 나무들(사진=김재훈 기자)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로 벌목될 나무들(사진=제주투데이DB)

비자림로를 확장할 경우 유해종이 토착종을 잠식해 생태계 기능이 파괴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영동 미국 퍼듀대학교 노스웨스트(Purdue University Northwest) 생물과학부 교수는 14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생물과학협회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최 교수는 센터 앞에서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이 벌이던 피케팅 시위를 지켜보다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모임은 국내에서 생물 이주를 통한 대체 서식지 조성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비자림로 멸종위기종의 기존 서식지를 보존하는 방향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최 교수는 “도로 폭이 넓어지면 햇볕이 들어와 가장자리 부분 토양이 훼손되고 이 때 외부에서 들어오는 유해종 식물이 토착종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며 “2차선과 4차선의 경우 잠식 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의 경우 도로 양쪽 동물들이 도로 확장으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근친교배가 증가한다”며 “개체수가 적을 땐 희귀한 유전자의 유실 확률이 훨씬 높아지면서 멸종의 단계로 가고 인간 간섭에 적응된 야생 생물이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길은 4차선이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나무만 있고 생태계 기능이 모두 파괴된 비자림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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