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관광업계에서는 일본 관광객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가을시즌 공포'가 시작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사나 대안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여서 제주관광협회(회장 김영진)의 역할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회는 제주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와 제주도, 항공사와 관광업계가 함께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최근 일본 경제 보복조치 등 관광환경 변화로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심한 통증이 가중되면서 파탄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2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고 제주도에게 공항운영권 참여해줄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제주도에게는 과잉공급된 숙박과 교통업체에 대해 특단의 관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중대형 항공기 투입시 이착륙료 감면 등 지원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는 일본경제보복 조치를 빌미로 제주 직항노선의 운휴 및 감축 운항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JDC에게는 "별다른 유치노력 없이 면세사업으로 JDC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상호상생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불분명한 피해 내용...현장 목소리 없었다

하지만 협회는 이날 제주 관광에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타를 제시하지 않았다.

김영진 회장은 단순히 숙박업체의 객실 과잉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와 제주도에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영진 회장이 19일 오전 제주웰켐센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김영진 회장이 19일 오전 제주웰켐센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그런데 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 이전부터 지적됐던 만성적인 문제일뿐,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내용이었다. 기자들은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관광업계 전수조사에 나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성우 제주관광협회 마케팅 국장은 "7,8월에는 변동이 없지만 9월부터는 지난해보다 30~40% 예약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11월부터 일본에서는 제주여행상품 일부가 팔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데이터는 매일 수집하고 있으며 8월말에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국장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18만명이었던 일본 관광객은 2016년까지 4만7천명까지 떨어졌었다"며 "일본 관광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이어지는 제2의 시장이다. 작년 8만명을 넘기면서 이제서야 회복하고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관광협회가 19일 오전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제주관광협회가 19일 오전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관광업계 자구노력은 오리무중?

관광업계의 자구 노력은 축소한 채, 정부와 다른 기관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김 회장은 "관광사업체에서는 시설공급 과잉과 인건비, 관리비 상승 등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메리트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관광객 입장에서는 관광업체의 자구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는데, 협회에서는 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일본 얼리버드 비행기값과 일반 제주 비행기값을 비교하고, 목포 먹갈치와 제주 갈치를 비교하면서 비싸다는 식의 기사가 있는데 이는 오해"라고 토로했다. 또한, "소비자가 보기에 니즈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행정과 논의하면서 합리화 수준에서 맞추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앞으로 '그랜드 세일' 등 소비자를 유도하는 행사를 벌이는 한편,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매주 협의회를 거쳐서 대응책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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