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물길 막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물난리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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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물길 막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물난리 초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8.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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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20일 기자회견
“숨골 조사 엉터리…오로지 공항 건설 위해 환경·생존권 뒷전”
“道, 민관합동조사단 구성해 정밀 합동 전수조사 실시해야“
“환경부,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면밀한 검토할 책무“
2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분석한 결과 숨골에 대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엉터리 평가"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비상도민회의의 동굴숨골조사단이 발견한 성산읍 사업 부지 내 숨골. 오른쪽은 위성지도에서도 명확히 보이는 혼인지 인근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2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분석한 결과 숨골에 대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엉터리 평가"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비상도민회의의 동굴숨골조사단이 발견한 성산읍 사업 부지 내 숨골. 오른쪽은 위성지도에서도 명확히 보이는 혼인지 인근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국토교통부가 오는 22일 제주 제2공항 사업 예정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숨골과 동굴 등 지표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제주지역 정당·환경·종교·시민사회 등 98개 단체가 참여해 출범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 참여환경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비상도민회의는 도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전문가 30여명 등으로 구성된 동굴숨골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약 한 달간 제2공항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동굴숨골조사단의 조사결과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이하 평가서) 초안을 비교 분석하며 “평가서가 엉터리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국토부는 숨골을 지반채움(되메우기) 공법 등으로 메우면 지반보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동쪽으로 흘러가는 맥이 모두 차단된다”며 “댐이 형성되는 것과 같다.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역류해서 높은 지역의 농경지에 심각한 수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일 오전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가 국토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과 비상도민회의의 동굴숨골조사단이 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전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가 국토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과 비상도민회의의 동굴숨골조사단이 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그는 “평가서는 숨골이 8곳이라고 제시하고 있지만 조사단이 찾아낸 숨골만 69곳”이라며 “어떤 곳은 위성지도에서조차 바로 보이는 숨골인데 평가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숨골에 대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와 환경부에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문제를 밝히고 해결에 같이 나서라고 촉구하려 한다”며 “제주의 자연환경과 주민 생존권이 걸린 이 문제에 책임이 있는 원희룡 지사가 방관한다면 더욱 강력히 싸움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발표가 끝난 뒤 조사단은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은 중대형 하천이 없는 지역으로 하천 대신 지하에 혈맥처럼 숨골과 동굴, 곶자왈로 이어지는 물길이 형성돼 있다”며 “동굴과 곶자왈이 없었다면 상시적인 물난리 지역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살펴보면 제주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이 투수성 지질구조를 띤 성산읍 일대는 빗물이 자연적으로 스며들고 흘러 들어가는 용암동굴 위이다”고 말했다. 

또 “거대한 제2공항 예정지 내에서 단 8곳의 숨골을 찾았다는 것은 그래야만 ‘소수의 숨골을 되메우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만약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결론대로 예정지 내 숨골을 모두 메워버린다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어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가 고갈되고, 지하의 물길을 모두 막아버려 제2공항 서쪽의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국토부와 제주도를 상대로 제2공항 부지 전체에 대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국토부와 제주도를 상대로 제2공항 부지 전체에 대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그러면서 “(평가서에 포함된)예정지 내 숨골과 동굴을 되메우기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자문 의견에는 이로 인한 영향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공항만 있을 뿐”이라며 “공항을 만드는 목적 외 자연환경과 주변 생존문제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사단은 국토부의 동굴조사 역시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는 43곳만 진행했는데 3만평 당 1곳을 시추한 것에 불과하고 가장 집중해야 할 활주로 부지는 단 3곳만 실시했다. 특히 GPR(지표투과레이더)탐사의 경우 사업자와 관련이 없는 제3자가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비상도민회의는 원희룡 도정을 상대로 제2공항 부지 예정지 내 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환경부를 상대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어느 누구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제2공항 건설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예정지에 대한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하고 국토부에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권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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