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 번의 복날이 지나갔다. 복날만 되면 늘 등장하는 뉴스가 있다. 바로 개식용에 관한 논란. ‘반려동물인 개는 먹으면 안 되고 농장에서 자란 소, 돼지, 닭, 오리는 먹어도 되나’라는 약간은 식상한 관점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시선에서 접근해 보려 한다. 

현대사회에서 축산업은 사료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료의 비중이 크다. 즉, 축산 농장의 소, 돼지, 닭, 오리는 대부분 허가 기준에 맞는 사료들을 먹고 살을 찌운다. 그런데  대다수의 식용 개들은 ‘뜬장’ 안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오줌과 똥을 싸고 잠을 자면서 다가올 복날을 기다린다. 대다수의 개농장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수거한 후 스스로 이물질을 제거한 후 끓이고 분쇄기로 갈아 죽처럼 만들어 먹인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재처리해 건식 사료로 변환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 얼마나 후진적인 구조인가? 

전국적으로 유통 중인 개고기에서 항생제와 세균 바이러스 등이 다량 검출되었다는 2017년조사 자료가 있다. 전국 25개 개 시장의 개고기 64.5%에서 항생제 성분이 검출되었다. 모든 조사 대상에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며, 이중에는 ‘햄버거병’이라고 알려진, 인체에 치명적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일으키는 대장균 종류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개고기의 항생제 검출 빈도는 쇠고기의 14배, 닭고기의 496배에 이른다. 세균과 바이러스 범벅인 개고기. 심각한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고 알러지 반응도 우려된다. 올 복날에도 맛있게 영양탕으로 몸보신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개들이 이런 음식물 쓰레기들을 먹고 살찌웠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내년 복날에도 개고기를 똑같이 먹을 수 있을까.  

작년과 올해, 부산 구포와 성남 모란 개고기 시장이 실질적으로 문을 닫았다. 대구 칠성 개시장도 규모와 업체수가 대폭 줄고 있다고 한다. 개식용에 관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고,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개식용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반려견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동물에 대한 인식 수준이 향상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개고기가 비위생적이고 영양학적으로도 딱히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민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말복에 국회 앞에서 여러 동물 보호 단체들과 외국 배우 킴 베이싱어 등이 참석한 개 도살 반대 집회가 열렸는데 그 바로 옆에서 대한육견협회의 개고기 시식회가 열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개식용 산업이 사양 산업이긴 하지만 여전히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의미이리라. 

강전국 제주동물친구들 교육홍보팀
강전국 제주동물친구들 교육홍보팀

다시 한 번 음식 소비자의 입장에서 묻고 싶다. 제대로 재처리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사육되고 어떠한 위생 기준도 법적 규제도 없는 환경에서 도축된 개고기를 복날마다 굳이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강전국 제주동물친구들 교육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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