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비전 보고서 표지
제주미래비전 보고서 표지

제주도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제주미래비전 보고서에 사회적 공론화·합의 과정을 제주형 공공갈등관리 방안으로 된 제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미 2016년 제주미래비전을 통해 공항 건설 시 사회적 공론화 필요성이 제시됐음에도 제주도가 제2공항 공론조사를 거부하며 스스로 미래비전을 뒤집어 버렸다는 논란이 예상된다.

2016년 제주도가 예산 16억원 이상 들여 마련한 제주미래비전 보고서는 “공항·발전소·쓰레기매립장·화장장 등 장묘처리시설·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을 건설하는 경우”,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항 등을 건설할 경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작 원 지사가 제2공항 공론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016년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을 스스로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미래비전 보고서는 공항 등을 건설하는 경우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자료=제주미래비전 보고서, 빨간색 강조 제주투데이)
제주미래비전 보고서는 공항 등을 건설하는 경우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자료=제주미래비전 보고서, 빨간색 강조=제주투데이)

◆ 제주미래비전 어떤 내용 담고 있나

제주미래비전 연구진은 지역 갈등 관리 방안을 중요하게 다뤘다.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방안을 보고서에 상세하게 담았다. 미래비전은 제2공항 등 지역 갈등에 공론화 및 합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갈등 관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진은 우선 "제주도 공공갈등의 발생원인과 관련하여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공공갈등 발생원인은 중앙정부 주도적이 고 관주도적인 정책결정 방식이 가장 주요한 공공갈등 발생 원인"으로 파악했다. 제주도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2009)에 따르면, 중앙정부 중심의 의사결정 및 중앙정부주도의 정책결 정과 추진방식이 제주도의 공공갈등을 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제2공항 건설사업으로 인한 갈등이 이에 부합한다.

연구진은 제주형 공공갈등관리 방안으로 “갈등발생의 원인분석과 함께 공공갈등이 가져올 영향을 사회적 측면, 경제적 측면, 심리적 측면에서 분석하도록 의무화” 하도록 제시하고, 중앙정부가 추진하거나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나 공공정책에 대해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미래비전 보고서에는 “공항·발전소·쓰레기매립장·화장장 등 장묘처리시설·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을 건설하는 경우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여야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 갈등 관리 해법 나와 있는데 원 지사는 나 몰라라

제주미래비전은 “사회적 공론화나 합의과정이 필요한 대상사업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나 합의 과정 운영을 내실화하기 위해 (가칭) ‘사회적 공론화 최소기간제’(6개월 이상)를 도입, 운영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명시했다. 공론화 최소기간제를 두는 등 행정 조치를 서두르지 말고 도민들이 현안에 대해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두도록 제시했다.

현재, 제2공항 피해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갈등 해소 방법으로 제2공항 공론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비전을 수립한 원희룡 지사는 공론조사를 거부하고 별다른 공론화 및 합의 방안에 대한 제시도 없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16억9200만원을 들여 수립한 미래비전을 민선7기 원희룡 지사가 스스로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제주주민자치연대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에 “수많은 예산을 들여 제주미래비전을 수립했다. 미래비전에는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공항 건설 시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원희룡 지사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제주미래비전을 캐비닛 속에서 꺼내서 들여다 보고 제2공항과 다양한 지역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대로 수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발전연구원 소속 이성용 연구위원도 제주미래비전 연구용역에 연구진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용 연구위원은 28일 저녁 제2공항 TV토론회에 제주도 측 패널로 나설 예정이다. 주민참여 방안에 대해 이 연구위원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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