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왼쪽), 김의겸 제주컨벤션센터 대표이사(오른쪽).(사진=김재훈 기자)
이성용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왼쪽), 김의근 제주컨벤션센터 대표이사(오른쪽).(사진=김재훈 기자)

제주도가 주최한 제2공항 TV토론회. 28일 저녁 KBS제주에서 방송된 제2공항 TV토론회에 참여한 제2공항 찬성 측 패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숙지하지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지도 못했다. 제주도청 제2공항 및 환경 관련 책임자들이 토론회에 나오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다.

애초 3차례로 예정되었던 제2공항 TV토론회. 마지막 3차 토론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1대1토론을 진행하고, 도내 공항전문가와 제주도청 소속 책임자들이 토론회에 나와서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명하고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였다.

3차례로 예정되었던 TV토론회는 2차례로 줄어들었고 도내 공항 관련 전문가와 도청 책임자들은 토론회에 얼굴을 비추지도 않았다. 이번 토론회를 위한 제주도-성산읍 피해지역 주민 간 협의과정에서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 관계자가 우스갯소리로 “토론회에 나오라고 하면 사표 쓰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스갯소리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진심이 담긴 말이었던 셈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들은 도민들 앞에 서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도민들은 제2공항 TV토론회에서 제주도 공무원들의 책임있는 발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날 제2공항 TV토론회에 제주도 측 패널로 나선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는 현 제주국제공항이 포화상태라고 지적하면서 ‘난민공항’으로 비유했다. 또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인구 증가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해 김 대표이사는 싱가포르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도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논리로 제주도도 현재 시점부터 준비해서 환경 수용력을 7~8배 늘려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문상빈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장은 김 대표이사가 싱가포르와 달리 제주도가 섬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정된 자원인 지하수 이용 문제와 포화상태에 도달한 쓰레기 문제와 하수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문 정책위원장은 최근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갈등을 상기시키며 김 이사가 ‘장밋빛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을 받은 김 대표이사는 지하수와 관련하여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하수 이용률을 보면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데 쓰는 건 많지 않다. 대부분이 농업용수”라거나 “돼지만 55만 두. 사람보다 더 많이 쓰지 않겠냐”는 둥 농민과 축산업자들에게 지하수 고갈 문제의 책임을 돌렸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공론화 및 도민참여 방안과 관련해 제주미래비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로 추진하면 된다고 밝혔다. 제주미래비전에서 공항 건설 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것. 박찬식 상황실장은 제주도 측 패널로 나온 이성용 연구위원이 제주미래비전 용역에 참여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제주미래비전 연구 용역진으로 참여한 이성용 연구위원은 미래비전이 제시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 과정을 제주 제2공항에 반영할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 연구위원은 제주도가 아닌 타 지역의 공항 건설 시 제주미래비전에 따른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는 말로 원희룡 도정이 혈세 16억9200만원을 들여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의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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