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자원봉사 캠페인 24] "실수 저지른 청소년들과 평생 함께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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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자원봉사 캠페인 24] "실수 저지른 청소년들과 평생 함께 하려고요"
  • 김재훈 기자
  • 승인 2019.08.31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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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필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장

37년째 관광버스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강정필(1959년 생) 씨. 관광객들을 버스에 태우고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의 생업이다. 수 많은 관광객들이 강정필 씨 덕분에 그에게 안전한 제주 관광을 즐겼을 터. 그 인원을 셀 수가 없을 것이다.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다. 

강정필 씨는 올해 7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 7월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열린 법무부 보호관찰제도 시행 30주년 기념 제1회 범죄예방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것이다. 제주소년원에서 비행청소년들을 선도하는 일에 열정을 기울여 온 점을 인정한 것이다. 강정필 씨는 현재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기가 무엇일까. 때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정필 씨의 아내가 운영하던 세차장에 소년원에서 나온 청소년이 일을 하겠다고 찾아왔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수시로 찾아오는 보호관찰 때문에 그 친구가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게 됐다. 다른 이들이 알까봐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참 좋은 친구인데, 안타까웠죠. 그 친구를 만나고 한때의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아이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어요. 딱 열흘만에 소년원을 찾아갔죠."

"내가 이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게 제주소년원 자원봉사자의 삶이 시작됐다. 2004년 7월 소년보호위원 교육위원으로 위촉된 이래 15년 가까이 소년원을 찾아가 그곳에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있다. 현재 적어도 매주 1회 가량 찾아가고 있다. "협의회장을 맡으면서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올해와 2020년까지 2년 간 회장을 맡게 됐는데 열심히 해야죠. 제가 더욱 분발해야 다른 보호위원들도 함께 힘을 모아줄 테니까요."

강정필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장(사진=김재훈 기자)
강정필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장(사진=김재훈 기자)

강정필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 회장은 소년원에 있는 학생들의 교육활동, 멘토링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전세버스를 운전해온 강정필 회장은 우선 소년원에 머무는 친구들이 다시 사회를 만나도록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린 친구들의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은 어른들과 우리 사회가 잘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거잖아요?" 소년원에서 만난 친구들 중 가장 어린 친구는 몇 살이었는지 묻자 초등학생 5학년짜리도 있었다 한다. "삼촌, 삼촌 하며 따랐어요. 대화나누다가 이제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애죠 애." 

강 회장은 소년원에 머무는 친구들의 잠자리가 편한지 겨울철에는 물이 따뜻하게 나오는지 등 친구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나 봐주는 것이 자신의 첫 번째 역할이라 여긴다. 실수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사회로부터 완전히 떨어져나온 것이 아니라 사회를 새로 만날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게 두 번째로, 바로 멘토로서의 역할이다. 아버지가 되고 삼촌이 되어주는. 소년원을 다니디기시작한 지 15년. 흰머리도 늘었다. 곧 할아버지 역할도 하게 될 것 같다 말한다.

그는 생업으로 전세버스를 운전해 왔기 때문에 소년원 친구들이 바깥 나들이를 할 때 도움이 된다. 규율과 단체 생활에서 잠깐 벗어나서 머잖아 복귀하게 될 사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보호위원과 선생님들의 통제 아래 보내는 비록 소년원에 들어오기 전엔 몰랐다. 자유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소년원의 청소년들에겐  꿈만 같은 시간이다. 

"최근에는 보호위원들과 친구들, 소년원 관계자들이 함께 우도를 다녀왔어요. 소년원에서 규율잡힌 생활을 하다가 바깥 구경도 하고, 수영도 하니 얼마나 좋아 했는지 몰라요.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친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해요." 어떤 실수를 했는지보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그것이 소년원의 존재이유다. '긍정적 강화'가 효과적이었을까. 최근 12명이 검정고시를 통괘했다.

사회로 나온 친구들 30~40명이 연락을 취해 온다고 한다. 강정필 회장은 한때의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간 청소년들이 이후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일굴 수 있는 희망을 주고자 취업알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관광업계에 오랜 시간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친구들한테 일자리를 찾아 주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람을 소개시켜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15년의 시간. 그 시간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묻자 강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제주소년원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됐는데, 봉사활동은 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운전을 하다보면 욱하게 될 때가 종종 있잖아요?(웃음) 봉사활동 덕분에 제가 많이 너그러워졌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더욱더 정직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친구들에게 부끄러울 수는 없잖아요? 평생 해야 할 일이죠. 제주소년원에 머물거나 들어오는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없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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