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재훈 기자)
제2공항 TV공개토론회(사진=김재훈 기자)

KBS제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진행된 제2공항 TV공개토론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제2공항 의혹과 갈등 해결 방안을 대주제로 80분 간 격론을 벌였다.

4일 오후 7시 10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찬식 상황실장이 1대1 '맞짱토론'을 펼쳤다. 양쪽 모두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섰다.

원 지사와 박 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첫 쟁점으로 제2공항이 필요한지 즉, 장래 항공수요를 현 제주공항 활용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를 두고 격돌했다.

원 지사는 현 제주공항을 활용할 수 없고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실장은 현 공항 활용으로 장래 항공수요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ADPi보고서를 국토부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맞섰다.

박 실장은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책임자로부터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고, 녹음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공항의 안전 및 슬롯 포화 문제를 지적하며 제2공항의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박 실장은 다른 국가의 공항 사례를 제시하며 관제 시스템을 개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역설했다.

현 제주공항의 보조활주로 활용 가능성에 대해 원 지사는 소음, 원도심 건축물 고도, 맞바람 문제를 거론하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박 실장은 세계 최고 항공 엔지니어링 업체인 ADPi가 이미 검토를 마친 문제라고 일축했다. 특히 원도심 건축물 고도와 관련해서는 보조활주로를 북향으로만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 도민공론화와 관련해 박 실장은 “4천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으면 현 공항 확충하는 게 낫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라며 “그걸 검증하지 않은 채로 갈 순 없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왼쪽)와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사진=KBS 영상 갈무리)
원희룡 제주지사(왼쪽)와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사진=KBS 영상 갈무리)

박 실장은 제주도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갈등 상황을 방치하는 데 대해 “강정처럼 협박하고 회유해서 강행할 건가. 그래서 (나중에) 사과할 것인가."라며 "(강정마을 갈등이) 또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론화 과정 없는 상태로 제2공항 강행 시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또 박 실장은 원희룡 도정이 17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서 수립하고 선포한 제주미래비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제주미래비전에 공항 등의 시설을 건설할 경우 6개월 이상의 공론화 기간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 이에 박 실장은 “17억원 들여서 만든 미래비전을 쓰레기로 만들 것인가?”라고 물었다. 도의회에서 공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그러나 원 지사는 토론이 끝날 때까지 공론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제주미래비전에 담긴 공항 건설 시 공론화 해야한다는 내용과 도의회의 공론조사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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