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동행’ 도의회-공항확충 공무원 스페인 출장
상태바
‘수상한(?) 동행’ 도의회-공항확충 공무원 스페인 출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9.09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재생·폐기물시설 선진사례 견학 목적 국외연수
제2공항 갈등 심화하는데…불필요한 오해 살 수 있어
도의회 환도위 관계자 “담당자 출장 중…확인 어렵다”
道 “통상적으로 소관 부서 모두 참여…제2공항 관련없어”
(사진=제주투데이DB)
(사진=제주투데이DB)

제2공항을 둘러싸고 제주지역 사회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공무 국외연수에 도 공항확충지원단 공무원이 동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공무 국외연수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국외에 파견되거나 출장을 통해 선진국의 제도와 정책을 배워오는 공무상 여행을 뜻한다. 주로 해외연수나 자매결연, 국제회의 참석 등이 포함된다.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안 제시가 국외연수의 주요 취지 중 하나다.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박원철 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과 강성의(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김용범(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 의원 등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0일까지 8일 일정으로 스페인에 공무 국외연수를 떠났다. 

◇'도시재생 선진사례 견학' 명단에 공항확충지원단 공무원 포함

9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번 연수 동행 명단에 공항확충지원단 공무원이 포함됐다. 물론 도의회 상임위와 위원회 소관 행정부서가 함께 연수를 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조례를 제·개정하는 입법기관(도의회)과 조례를 시행하는 행정기관(제주도)이 해외 선진사례를 함께 조사하며 제주도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면 해당 국외연수가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내놓는 데 효율적인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문제는 이번 연수 일정과 공항확충지원단의 업무와의 연관성이 낮다는 점이다. 

스페인 연수 목적은 도시재생 및 도심 공공디자인 조성사례 조사·연구이다. 상세 일정을 살펴보면 마드리드에서 도시 폐기물 재활용 시설을 방문하고 도시 경관 형성 사례와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된 혐오시설 등을 견학한다. 

또 바르셀로나에서 쇠퇴한 산업단지의 도시재생 사례와 자연보호구역 관리 사례, 도심 교통시스템, 도시 경관 및 공공디자인 형성 사례, 세계유산 지역, 에너지 관리 정책 등을 견학한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2공항 관련 불필요한 오해 살 소지…도의원 처신 부적절“

공항 인프라 확충 및 제2공항 건설 관련 업무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현재 제2공항과 관련해 도민 공론화의 추진을 요구하는 제주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반대 단체에선 이 역할을 민의 기관인 도의회가 맡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공항을 추진하는 담당 부서와 도민을 대신해 제2공항 사업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도의회 상임위가 공항과 크게 관련이 없는 해외연수를 함께 떠난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서(공항확충지원단)가 굳이 자기 예산을 써가며 도의회의 국외연수에 함께 갔다는 건 제2공항을 강행하려는 도정과 다른 의견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다분하지 않은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오해를 살만한 도의원들의 처신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 문의했으나 “이번 연수 업무를 진행한 담당자가 현재 스페인 연수 일정에 함께 가 있기 때문에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직원이 없다”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도 공항확충지원단 관계자는 “이번 연수에 공항 관련한 시찰이 포함돼 있지 않은 건 맞다”며 업무 관련성이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통상적으로 상임위에서 국외연수를 가면 소관 (행정기관) 부서에서 한 사람씩 추천해서 가고 있다. 우리 부서가 환도위 소관 부서라서 같이 간 것이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해당 공무원이 업무와의 관련성 없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국외연수를 갔다면 이것 역시 문제다. 1인당 연수 경비로 예산 300여만원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수상한’ 동행의 이유를 확인할 방법은 있다. 

◇결과보고서에서 동행 취지 명확히 밝혀야

지난 3월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방의원의 공무국외여행 시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 공개 등을 권고했다.  

또 지난달 1일 열린 ‘제주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심의위원회 제7차 회의’에선 이번 스페인 국외연수 계획 관련 심의가 이뤄졌다. 

회의록에 따르면 심의위는 ‘공공시설 운영, 유니버설 공공디자인, 도시재생 재활용 사례 등 여행국가와 제주도 실정을 세밀하게 비교해 우리 도 상황에 적용 가능한 정책 제시가 필요하며 지역 현안 관련 부분에 대한 면밀한 비교와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보고서 작성으로 유익한 공무 국외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스페인 연수에 참여한 의원들이 향후 결과보고서를 통해 공항 인프라의 확충 업무를 담당하는 도 관계자가 도시재생 견학 출장에 동행한 목적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질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포토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