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의 담론‘이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 불의한 현상에 반기를 들어 저항하는 ’민심의 소리‘다.

일찍이 맹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정의’라 했다.

‘수오지심(羞惡之心) 의지단야(義之端也)’, ‘악한 것에 부끄러워하는 마음, 그것이 의를 바로잡는 시작’이라는 것이다.

맹자의 가르침은 이어진다. 이른바 맹자의 사단설(四端說)이다. 부끄러움과 정의에 대한 담론이다.

‘무수오지심 비인야(無羞惡之心 非人也)’, ‘무시비지심 비인야(無是非之心 非人也)’도 그 속에 포함됐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옳고 그름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그 마음속에 정의감이 살아 있음을 말함이며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갖추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글머리를 길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 ‘담론의 과녁’은 이미 조국 법무장관이 될 수밖에 없다.

조장관이 그동안 보여 왔던 위선적 말과 행동거지, 이중성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그는 대단한 도덕적 고결성을 읊조리며 ‘정의와 공정’의 식단을 요리해 왔다. 정의의 띠를 두르고 공정의 외투를 걸치어 사회일반을 기만해 왔다. 겉과 속이 다른 가면극을 보는 듯 했다.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 앞서 가진 셀프 기자회견과 그후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그의 표리부동(表裏不同)의 진면목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무장관 임명 후에는 궤변과 억지논리로 각종의혹을 물 타기 하거나 정당화 하는 거짓을 서슴지 않았다. 비겁과 위선은 야누스의 두 얼굴이거나 ‘지킬박사와 하이드’ 수준이었다.

그래서 국민 인내의 한계를 무너뜨렸다.

부와 권력의 탐욕에 사로잡혀 “코로 숨 쉬는 것만 빼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래서 위선적이고 이중적이며 거짓말 잘하는 사람을 ‘조국스럽다’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웃픈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철면피(鐵面皮)라고 한다. 낯가죽이 두껍다는 욕설이다.

‘진사 왕광원(王光遠)은 출세욕이 대단했다. 권력을 위해서는 채찍질을 당해 매를 맞고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매달렸다.

사람들이 이를 두고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 철갑처럼 두껍다(光遠顔厚如十重鐵甲)”고 놀려대도 막무가내였다'.

철면피 고사의 유래다.

‘조국안후여십중철갑(曺國顔厚如十重鐵甲)’, 마치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끄떡없는 ‘조국의 뻔뻔함’을 보는 듯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조장관을 향한 사회일각의 비판은 더욱 거칠고 신랄하다. 말끝은 항상 날카로운 된소리다.

자신이 한 거짓말을 정말로 믿는 ‘공상허언증’환자가 아니냐는 심한 힐난도 거침이 없다.

조장관의 모교이자 재직 중인 서울대에서 학생들이 촛불 들고 일어났다.

“법무부 장관 자격 없으니 물러나라“는 촛불이었다. 제자들로부터 배척당한 것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에서는 전국 대학생 연합 ‘조국퇴진 촛불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

‘시대정신인 공정과 정의를 위해 청년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거짓을 은폐하고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를 담당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 290개 대학 전‧현직 교수 3400여명도 시국선언을 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는 지난 18일 청와대 앞에서 “문대통령이 조국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사회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이 하루빨리 사퇴해 무너진 사회정의와 윤리가 바로세워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국의 의사들도 ‘반(反)조국 서명 대열’에 합류했다.

‘대한민국 의사들의 선언; 조국퇴진과 조국딸 퇴교를 촉구하는 성명서’에는 19일 오후 7시 현재 2900여명이 서명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주축이 된 법조계에서도 20일 오전9시30분현재 720명의 변호사가 서명했다.

“우리는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조국이 법제도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데 대해 수치심과 모욕감을 넘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준엄히 경고하며 조국의 법무부장관직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국 퇴진을 요구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조국 본인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묵묵부답이다.

대통령은 ‘내 알바 아니라는 식’으로 한미정상회담 등의 일정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오불관언(吾不關焉)이 아닐 수 없다.

조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식이다. 되레 자숙 없는 후안무치(厚顔無恥)행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조국장관에게 보내는 주문은 무겁고 거칠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라전체를 블랙홀에 빠뜨린 ‘조국 개인’이나 ‘조국 일가’만의 문제일수가 없어서다.

국격과 국가위상, 나라의 정의와 공정에 심대하고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핵심적 사안이어서 그렇다.

부와 권력과 명예에만 탐닉하여 국가정의를 조롱하고 대의와 윤리를 짓밟는다면 국가기강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불행이자 위기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은 조국 개인의 낙마(落馬)가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사회공동체에 치유하기 힘든 치명적 상처를 주는 낙상(落傷)이 더 크고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조장관은 더 이상 구차하게 버티거나 매달리지 말고 그만 내려오는 것이 순리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부끄러움을 안다면 그래야 마땅한 일이다.

끝까지 탐욕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악착같이 매달리려 하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것은 문재인 정권을 낙상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을 위한 덕 있는 삶을 조언했다.

‘정의로운 행위를 해야만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절제 있는 행위를 해야만 절제 있는 사람이 되며, 용감한 행동을 해야만 용감한 사람이 된다’고 했다. 행복을 위한 실천의 윤리학이다.

조장관에게 보내는 조언일 수도 있다.

민심에 반하여 이상과 열정만 앞세워 개혁을 강제하려 할 때, 또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할 때 혼란과 부작용은 더욱 크고 심각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국사태’의 정답은 조장관이 스스로 장관직을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읍참마속(泣斬馬謖)심정으로 조국을 내치는 일, 둘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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