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 대정읍 내 도유지 곶자왈 지역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한 (사)곶자왈사람들은 24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곶자왈사람들은 현장조사한 결과 도유지 곶자왈 관리실태가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곶자왈사람들(김정순 상임대표)이 현장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한 곳은 대정읍 동일리 산 1-2번지, 산 4-2번지 일대다. 곶자왈사람들은 한경-안덕 곶자왈지대에 포함되는 이 곶자왈 지역에 들어선 폐기물 집하시설 등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폐기물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단투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

(자료=곶자왈사람들 제공)
(자료=곶자왈사람들 제공)

곶자왈 보전사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사유지 문제지만 도유지 곶자왈조차 환경적으로 보존관리가 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고 곶자왈사람들은 밝혔다.

또 도유지 곶자왈이 지하수 오염의 산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하수 2등급지인 곶자왈 지역이 폐기물 집하시설로 이용됨으로 인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담당 행정기관이 무단 폐기물(쓰레기 포함)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예산 등)로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폐기물 및 쓰레기 무단투기의 환경을 행정기관이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도유지 보존·관리의 책임자인 담당 행정기관이 부서간 협의 없이 폐기물 적치장으로 이용하거나 폐기물 집하시설로 대부함으로써 그 주변 지역이 무단투기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

(자료=곶자왈사람들 제공)
(자료=곶자왈사람들 제공)

곶자왈사람들은 "담당 행정기관이 무단 폐기물(쓰레기 포함)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음으로 인해 무단투기의 우려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며 "또한 무단투기 확인 후 현장 모니터링이나 추가적인 투기 방지를 위한 조치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추가적인 무단투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에 대한 파악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제가 발생한 동일리(동일2리) 소재 도유지는 마을에서 ‘새미곶’이라고 불리우는 곶자왈 지역이다. 곶자왈사람들은 "‘새미’라는 이름이 붙여졌듯이 곶자왈에서 용천수가 나오는데, 동일2리 마을에는 곶자왈 숲과 이어지는 여러 습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동백동산’의 지질환경과 유사한 곳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곶자왈사람들은 "담당부서(도유지 제주도 담당부서, 대정읍 담당부서)는 이 지역이 곶자왈 지역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대부계약이나 이용 과정에 곶자왈 등의 환경적 요소가 제대로 고려가 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곶자왈 등의 환경적 요소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에 무단폐기 현장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히 처리하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상황을 낳고 있기도 하다"는 것.

공유재산인 도유지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도 문제다. 곶자왈사람들은 "현재 공유재산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제14조)’, ‘제주특별자치도 공유재산 관리 조례’,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위임 조례’ 등에 의해 시, 읍, 면장에 관리책임을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도유지’라면 상식적으로 ‘도’에서 도유지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임이며, 공유재산인 도유지가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못함으로 인해 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발생한 도유지는 대정읍장에게 관리책임이 위임된 곳으로 관리책임자이기도 하고, 사용을 하는 당사자"라는 지적이다.

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매년 제주도 담당부서에 관리책임이 위임된 기관이 도유지 대부계약 등의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관리책임이 위임된 기관이 공유재산을 이용을 하는 경우 제주도에 보고를 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 곶자왈사람들은 "대부계약인 경우에도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환경적 요소는 고려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점검이나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함으로 인해 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제주도 담당부서에 문제가 생긴 도유지의 이용 상황 등을 문의했을 때 전산 상으로는 파악이 안 된다면서 담당기관인 대정읍으로 자세한 사항을 문의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제주도 담당부서에서 전산 상으로 파악이 안 되는 등의 모습은 도유지 관리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하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관리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 불명확해 서로 책임을 떠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임.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위임 조례로 관리책임을 이관했다고 하지만 도유지의 총괄 관리책임의 역할은 제주도가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