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재훈 기자)
청소년들의 퍼포먼스. '그대로가 아름다워'.(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5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그대로가 아름다워, 필요어수다! 양’ 행사가 열렸다. 제2공항 등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추진되고 있는 개발 사업의 문제를 우려하는 시민과 사회단체들이 함께 목소리를 모았다.

제2공항, 제주신항만,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비자림로 확장 공사, 송악산 뉴오션타운, 대정해상풍력단지 등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개발사업에 우려하는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각의 현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제주 난개발 중단’과 ‘더 많은 민주주의의 실현’을 바라며 하나가 됐다.

이 행사는 제주의 갈등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변방’ 제주 지역의 주요 담론은 ‘제주에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그 질문에 답을 주고 받아온 결과가 바로 난개발에 신음하는 제주도의 현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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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제2공항의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하지만 이날 행사 주최 측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제주에는 무엇이 필요 없는가.’ 이 질문은 질문의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즉,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주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굳이 미래까지 갈 필요는 없다. 이미 쓰레기매립장과 하수처리장은 용량이 포화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에 둔감한 모습이다. 마치 제주다운 것이 원래 그러한 것 아니겠냐는 듯이. 

이처럼 둔해진 감각보다 암울한 것은 없다. '암울한 미래'가 이미 와 있는 줄 알아채지 못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제주 개발 잔치’를 치르며 부동산 거품에 흥청망청 취해 있는 동안 집안 꼴은 엉망이 되었다. 화장실의 변기가 오물로 넘치고 있는데, 사람을 더 들여야 한다며 거대한 밥상을 차리고 있다.

이날 행사장 한쪽에는 시민들이 제주에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적으면 배지로 만들어주는 부스가 있었다. 제주도에 필요없는 것. 시민들이 적은 답은 다양했다. 제2공항, 동물원, 해상풍력단지..., 그리고 원희룡 제주지사의 이름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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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제2공항의 문제에 대해 묻는 청소년에게 답해주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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