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이야기] 민단이쿠노남지부 제주시 50만 그루 나무심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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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민단이쿠노남지부 제주시 50만 그루 나무심기 동참
  • 제주투데이
  • 승인 2019.10.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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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연수 기간에 나무 심을 시간이 있겠습니까?" 연수 참가자만이 아니고 회의에 참가한 임원 모두가 회의적이였다. "하루 종일 걸리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으로는 충분합니다. 많이 걸려서 한나절입니다."

2박 3일의 제주 연수는 첫 날 제주 도착이 오후 3시 반이고, 3일째 오사카로 돌아오는 비행기 제주 출발이 오후 4시여서 사실상의 1박 2일이나 다름없었다. 여러군데 돌아보는데 강행군 일정표였다.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 오사카이쿠노(生野) 남지부>에서 제주연수가 금년 4월 말 정기대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되어, 7월에 열린 전체 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일정표를 토의할 때 제기된 문제였다.

민단 이쿠노남지부 지단장직을 맡고 있는 필자는 사전에 제주시 공원녹지과 오종민 담당자님께 팩스와 전화를 통해서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5월 중순 경이었다. 들불축제가 열리는 봉성리 새별오름 앞 들판에 나무심기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바쁘신 연수 일정에 나무심기에 동참해 주시고 시청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단 남지부 연수 일행 16명이 '제주시 5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에 동참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던 고희범 제주시장님이 시청 방문을 요청하셨다.

"주가 시작되는 제일 바쁜 월요일 아침 9시도 되기 전에 저희들을 초대하고 맞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수 일정 때문에 오후에는 방문하지 못해서 10월 8일 오전 8시 50분에 나무심으러 가기 전에 방문했다. 필자가 일행을 대표해서 고마움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김진석 청정환경국장님과 공원녹지과 문성호 녹지관리팀장님이 같이 해주셨다.

필자와 몇 차례 사전 협의를 했던 오종민 님은 인사 이동으로 만날 수 없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새로 담당한 양은옥 주무관님이 시청 현관에서 맞이해 주고 나서, 자신들은 나무심기 현장 새별오름에 간다면서 그곳에서 뵙겠다면서 헤어졌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고희범 시장님과의 환담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10시경에 새별오름에 도착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오셨기에 구덩이를 미리 파두었습니다." 양은옥 주무관님의 설명이었다. 16명의 일행중에 남성이 5명, 부인회 여성이 11명, 친척과 성묘 가기 위해 3명이 빠져서 13명이 참가했다. 부인회 회원들은 거의 70대였다. 

15그루의 편백나무와 비료, 삽과 장갑까지 준비되었었다. 모두가 열심히 나무심기에 몰두했다.

"시간이 없으시면 몇 그루는 남겨두십시오. 저희들이 심겠습니다." 양은옥 주무관님의 배려에 고마웠지만 필자는 전부 심고 가겠다고 해서 다 심었다.

나무심기를 마치고 나서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몇장 찍고 새별오름을 배경으로도 찍었다. 나무심기에 열중했던 우리들은 그때서야 새별오름 등성에 만개한 은빛 억새들의 흐늘거림을 천천히 만끽하면서 탄성이 일어났다. 말끔하게 마무리까지 못해서 미안했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서로 나누고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나무 한 그루를 우리 일행 모두 심는 기념 식수인줄 알았는데 10여 그루가 있어서 놀랬고 솔직히 약간 피곤했었다." 86세인 김남화 상임고문이 오사카에 돌아와서 이자카야(선술집)에서 서로 수고했다면서 들려준 후일담이었다. 그러나 그 피곤했다는 말 속에서도 달성감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단순히 몇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차원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고국에 생명을 심는 것입니다."

과장된 표현일런지 모른다. 필자는 제주 연수를 가기 전에 연수단에게는 물론 고희범 시장님과 만나서 인사 말을 할 때에도 되풀이했다.

재일동포는 1세 이외는 고국에 직계 가족이 없다. 1세들도 나이가 많아서 고국에 부모 형제가 있는 동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재일동포와 고국과의 이러한 혈연관계의 멀어짐과 언어 장벽 등의 요소가 겹처서 밀접한 관계 유지는 점점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고국과 새로운 발상에서의 교류가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고국에서의 나무심기 운동도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하고 있다. 나무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성장을 거듭한다.

언젠가 고국에 심었던 나무가 잘 자라고 있을까 하고 문득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고국에 생명을 심으러 왔습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 나무야말로 재일동포만이 아니고 외국에 살고 있는 모든 동포에게는 직계 가족과 다름없는 것이다. 고국에 계신 분들과의 나무심기에 대한 가치관과 인식의 차이이다.

"자신들이 심은 나무가 문득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필자는 확신할 수 있다. 이번에 나무심기에 동참한 일행들에게 제주에 심은 나무 보러 가자고 나는 권유하고, 다시 새별오름에 갈 것이고 같이 동행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제주에는 해외에 살고 있는 제주 출신 자녀들을 모집하여 여름에 향토학교를 개설하고 있으며, 연중행사인 탐라문화제에도 해외에 살고 있는 제주인들이 참가하고 있다. 그들에게도 나무심기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획을 마련하면 긍정적인 많은 호응이 일어날 것이다.

공원녹지과에 전화하면 상대방이 수화기를 들기 전에 나오는 음성이 있다. 내용도 좋고 차분하다. 재빨리 받아버리면 이 음성을 전부 들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양은옥 주무관님께 일부러 전화해서 이 내용을 전부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시 공원녹지과에서는 5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가정에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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