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의 제주도의원이 17일 오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시회 제377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강성의 제주도의원이 17일 오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시회 제377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가 제2공항을 강행하기 위해 항공 수요 관련 통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강성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곡동)은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도 공항확충지원단을 상대로 “제주도가 제2공항을 만들려는 모종의 계획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통계를 왜곡해 전달하면서 도민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강 의원은 제주-김포 노선 혼잡도와 탑승률 증가 등 통계를 위주로 지적했다. 

강 의원은 먼저 “제주도가 자꾸 세계적으로 가장 혼잡한 공항 노선이 제주-김포 노선이라고 강조하며 2021년부터 1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며 “언뜻 많은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듣곤 제주공항이 정말 혼잡해서 성산공항(제2공항)이 정말 필요하구나 오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혼잡은 공항시설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하늘길’ 즉, 항로의 복잡성을 뜻하는 것”이라며 “제2공항 한다고 하늘길이 더 열리고 항로가 더 개척되는 게 아닌데 도정이 도민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제2공항까지 생기면 하늘에서 병목현상이 생겨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제주-김포 노선의 혼잡을 완화하고 항로에서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을 기술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 해결돼야 할 부분이지, 공항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은 부수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원철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시회 제377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박원철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시회 제377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강 의원은 운항횟수와 탑승률 통계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 나갔다. 지금의 제주국제공항 항공 최고 수용용량이 17만2천회인데 도에서 이를 마치 실제 운항횟수인 것처럼 알리고 있고 탑승률이 증가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제주공항 내 항공기 운항횟수 피크(정점)를 찍었던 때는 2017년으로 16만7천280회 뜨고 내렸다”며 “그런데 탑승률을 보면 운항편수가 가장 많았던 2017년엔 90%, 2019년 8월 기준은 91%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이후 운항편수가 줄어드니까 당연히 탑승률이 늘어난 것인데 도에선 마치 공항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 원인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항공사들이 슬그머니 운항편수를 줄이고 대형 항공기를 안 늘려주는 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가 최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소에 의뢰한 인구 예측 통계에 따르면 2047년 86만명을 정점으로 2100년엔 45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인구절벽이 예측되는데 제주도에서 제2공항 건설을 ‘100년을 내다보고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사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현학수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혼선을 준 적이 없다”는 답으로 일관하다가 대형 항공기 노선 확보와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나 항공사들의 수지타산에 안 맞아서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원철 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은 “원희룡 도정 이전엔 제주공항에 화물칸이 있는 대형 항공기가 운항됐는데 그땐 항공사들이 수지타산에 안 맞는 걸 몰라서 그렇게 한 건가. 다 협조를 받아서 가능했던 것”이라며 “도정의 노력이 아쉽다고 하는 게 바로 그런 부분”이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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