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란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사진=김재훈 기자)
허찬란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사진=제주투데이DB)

천주교 제주교구가 신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난개발 반대에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허찬란 신부)는 25일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성찰과 모색'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2공항과 송악산뉴오션타운, 동물테마파크 등 제주지역에서 추진되는 난개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인간은 태초 이래로 자연과 더불어 상생을 해왔는데 근현대에 이르러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결국 지구 자원을 무한히 활용할 수 있다는 거짓을 바탕으로 생태환경을 최대한 ‘쥐어짜는’ 데에만 혈안이 됐다”며 “더이상 생태계는 인간과 우정적 관계가 아닌 적대적 대립관계로 치닫고 있고 여기엔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이 한몫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생태문화는 환경 훼손, 천연자원 고갈, 오염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일련의 신속한 부분적 해답들로 축소될 수 없다”며 “기술관료적 패러다임의 공세에 대항하는 다른 시각, 사고방식, 정책, 교육계획, 생활양식, 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렇지 않으면 최선의 환경운동도 동일한 논리에 빠져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환경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방안만을 찾는, 그래서 실제로 서로 이어져 있는 것들을 분리하고 가장 심각한 진짜 문제들을 숨기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교회의 정신과 비판에 입각해 제주도의 제2공항을 비롯한 모든 난개발, 쓰레기 처리 등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의 입장”이라며 “이는 그 어떤 구실이나 자가당착에 빠진 설명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현실적 욕구와 필요 등을 전제로 한 해결방안과 대안 등을 일체 내려놓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체의 토지 개발과 관련한 여론조사나 토론회의 주체는 개발 찬반론자들이 되어선 안 된다”며 “난개발로 심각한 상처를 받고 있는 제주도 생태환경 그 자체,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다양한 생명종, 제주에서 살아가야 할 어린 미래 세대와 환경 파괴로 더욱 가난한 처지에 놓인 현재의 도민이 그 주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원회는 제주의 가톨릭 신자들이 일체의 난개발과 관련해 숙지할 사항을 명시했다. 

첫째는 제주도 전역의 난개발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와 그로 인한 폐해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망가져가는 제주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 둘째는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자문을 끊임없이 할 것을 주문했다. 

또 셋째는 관광객 대상 입도세 등 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고 나아가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규제 법안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넷째로 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며 마지막으로 생태환경 관련 교육 및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미래 지속가능한 제주도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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