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인근 해양·하천 중금속 농도 급증…“생태계 오염 우려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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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인근 해양·하천 중금속 농도 급증…“생태계 오염 우려 ‘현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0.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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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환 의원, 도의회 행자위 제377회 임시회 1차 회의서 지적
정민구 의원, 해군기지 신규 항로 천연보호구역 침범 문제 제기
홍명환 의원이 28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홍명환 의원이 28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수년간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제기해온 제주해군기지 인근 해양 및 하천의 중금속 농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28일 홍명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이도2동갑)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 제377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이지훈 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을 상대로 강정해역 해양생태환경 조사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강정해역 해양생태환경 조사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해군기지 건설사업으로 인한 주변 해양환경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정기적으로 조사 및 분석하는 사업으로 제주도가 민간위탁 사무로 진행하고 있다. 사업비는 총 12억이며 도비 100%다. 

이날 홍 의원은 “지난 2017년 국방일보를 통해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은 친환경기지로 건설됐다. 분기별로 환경조사도 추진할 것’이라는 대문짝만한 기사가 나갔다”며 “이후 제주도에서 매년 3억원씩 3년간 9억원을 들여 별도로 환경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 번도 의회에 보고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전경. (사진=제주투데이DB)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전경. (사진=제주투데이DB)

이에 이지훈 단장이 “도에서도 보고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조사 용역기간이 4년이라서 모든 조사가 마무리된 후 총괄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조사가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데 4년이 다 지난 뒤 보고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문제가 생기면 그 결과에 따라 개선하고 예측하든지 해야 하는데 모든 문제가 다 터진 다음에 결과만 지켜보자는 것이냐”며 “뭔가를 숨기려고 그러는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조사용역업체를 통해 부랴부랴 보고서를 받았다”며 자료를 바탕으로 주변 해양과 하천에서 중금속 농도가 해마다 급증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해저 퇴적물에서 중금속인 니켈의 경우 검출 수치가 2017년 52.8, 2018년 67.3, 2019년 64.3 등으로 ‘주의’ 기준치인 47mg/kg을 넘어선 데다 증가하고 있고 강정천 하천 퇴적물에선 납 검출 수치가 2016년엔 9.1, 2017년은 31.7, 2018년은 138.7, 2019년은 184.6으로 기준치인 59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군기지가 생기고 나서 왜 바다와 강정천에 이런 중금속 성분이 기준치를 넘고 증가하고 있는 것인지 이에 대해 원인도 밝히지 않고 해명도 안 하고 있다”며 “특히 강정천은 1등급인 깨끗한 하천으로 알려진 지역인데 3등급 기준에 해당한다. 이렇게 악화된 이유가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제주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계획 지점에서 발견된 산호충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둔한진총산호, 큰수지맨드라미, 호리병말미잘, 해송. (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계획 지점에서 발견된 산호충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둔한진총산호, 큰수지맨드라미, 호리병말미잘, 해송. (사진=제주투데이DB)

홍 의원은 또 조사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해양오염항목 표준분석법이 생겼는데 그전엔 조사 방식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조차 없었고 조사방법도 나와있지 않다. 과연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조사 구역은 일관되게 정해서 매년 조사가 이뤄져야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데 매년마다 조사 지점도 달라진다. 완전히 멋대로다”라고 힐난했다. 

이에 이지훈 단장은 “지금까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조사 지점을 비롯한 조사 방식과 조사결과 공개 등에 대해선 친환경조사위원회에 참여한 마을회 중심으로 운영하고 결정한다. 도에서 의도적으로 은폐한다고 보는 건 과하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 조사는 마을회의 돈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도민 혈세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에 보고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도대체 강정 인근 해양과 강정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조사가 과연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갑갑하기만 하다”라며 질타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삼도1·2동)은 해군기지 신규 항로 개설에 대해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금 해군이 요청한 신규 항로를 살펴보면 천연기념물인 범섬, 즉 천연보호구역을 침범하게 돼 있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이지훈 단장은 “아직 확인을 못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를 단장이 모른다는 것은 제주도가 여기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거고 그게 아니면 해군이 제주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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