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심사보류는 '생색내기'용? 이호유원지 환경영향평가 상임위 통과
상태바
지난 심사보류는 '생색내기'용? 이호유원지 환경영향평가 상임위 통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0.29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의회 환도위,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서 안건 심사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를 진행해 안건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를 진행해 안건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지난 회기에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이하 환도위)가 심사 보류했던 이호유원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재협의 동의안이 토씨 하나 안 바뀐 채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제376회 임시회 환도위 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사업 추진에 따른 경관 사유화와 해양 생태계 파괴, 숙박시설 과잉 공급, 카지노 영업장 입점 우려 등을 제기했고 결국 동의안은 심사 보류됐다. 

하지만 같은 동의안이 수정이나 보완없이 한 달 만에 심사를 통과하며 지난번 심사보류가 반대 여론을 의식한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도의회 환도위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장에선 다수 의원들이 한 달 만에 태세를 전환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안창남 “사업자의 강한 의지 확인…카지노는 나중 문제”

이날 안창남 의원(무소속·제주시 삼양·봉개동)은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자의 해명을 도와주는 질문을 이어갔다. 

안 의원은 “이호유원지 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 시행 승인 당시 환경영향평가, 경관심의 등 모두 통과했으나 사업자가 제대로 추진을 못 하다가 지금 제주분마이호랜드로 사업자가 바뀌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 사업자는 급격한 지가 상승에도 부동산을 매매하지 않고 절차를 지켜오면서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경관 사유화 논란에 대해선 “도시계획상 유원지로 허가가 나는 지역이 바다와 호수, 강, 계곡 근처 등 경관이 뛰어난 지역이기 때문에 경관 사유화 문제는 유원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항상 대두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이호유원지 사업만의 문제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왼쪽부터)안창남 의원과 강성민 의원, 강연호 의원이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왼쪽부터)안창남 의원, 강성민 의원, 강연호 의원이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대규모 숙박시설과 관련해선 “문제가 됐던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경우 숙박시설이 과다했지만 이호유원지의 경우 제주특별법 유원지 특례 조항 기준인 숙박시설을 전체 면적의 30% 이내로 계획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또 김종록 제주분마이호랜드㈜ 대표이사에게 모기업인 중국 분마그룹을 홍보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안 의원은 “분마그룹이 중국 하얼빈에서 어떤 사업을 하느냐”고 물었고 김 대표이사는 “중국 둥베이삼성(東北三省)에서 1,2위하는 우량기업이며 부채가 1원도 없는 건실한 회사”라고 내세웠다. 

카지노 사업 우려에 대해선 “사업계획서에 카지노 관련 계획도 없고 다음에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나중에 실제로 카지노를 한다고 할 때 문제”라며 “지금은 카지노를 논할 시기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강성민·강연호, 경관 사유화·카지노 사업 우려 불식 시도(?)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이도2동을)은 “총 투자사업비조달계획을 보니 자기자본조달비율이 57.8%로 낮지 않은 편이고 카지노 관련해선 장현운 분마그룹 회장이 도장까지 찍으면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카지노 사업 우려를 사업자 대신 불식(?)시켰다. 

강연호 의원(무소속·서귀포시 표선면)은 지난 회기 때와 똑같은 질문을 했고 김 대표이사는 기다렸다는 듯 막힘없이 해명을 이어나갔다.

강 의원은 “사업 배치도를 봤을 때 시설이 이호해수욕장을 감싸 안은 형태인데 시민들 이용에 불편함이 없겠느냐”고 물었고 김 대표이사는 “실제로 현장에 가면 해수욕장과 시설 간 거리가 80m에서 100m 정도로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건물 구조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이상봉 의원(왼쪽)과 강성의 의원(오른쪽)이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이상봉 의원(왼쪽)과 강성의 의원(오른쪽)이 2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이상봉 “층수 낮추지 않고 객실수는 오히려 늘려…교통·상하수·쓰레기 문제 초래”

이날 지난 심사 당시 보류된 동의안에 대해 수정이나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의원은 단 두 명뿐이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을)은 “지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선 ‘숙박시설 건물 높이를 조정할 것’을 권고했는데도 건물 층수는 당초 계획인 8층으로 달라진 게 없고 객실 수는 739실에서 1217실로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교통·상하수도·쓰레기 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는 사업 계획을 많이 개선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적으로 도민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변경한 건 없다고 본다”며 “개발사업을 무조건 허가해주고 통과시키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행정과 도의회가 수위 조절을 해야할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업자는 도민사회가 제기하는 경관 사유화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이라도 수용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으나 김 대표이사는 “층수 문제는 경관심의위에서 다섯 차례의 논의를 거쳐 도두봉 높이 이상으로 안 올라가는 걸로 해서 이미 통과가 됐다”며 건물 높이 조정 요청을 거부했다. 

#강성의 “숙박시설 과잉 공급·경관 사유화 개선 않고선 도민 이해 못 구해”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은 “이호유원지 조성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숙박시설 과잉 공급과 경관 사유화”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개선을 하지 않고 사업의 필요성을 어떻게 도민에게 이해를 시킬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도 도시건설국을 상대로 “이호유원지는 도민의 휴식공간”이라며 “제주도는 사업자가 이 경관을 사유화하지 못하도록 경관협정 등의 방식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양문 도 도시건설국장은 “이호유원지가 경관협정의 대상이 되는지 우선 검토해서 법이나 조례 등을 근거로 적용이 가능하다면 사업자와 후속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호유원지 조감도. 이호해변을 빙 둘러 각종 숙박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호유원지 조감도. 이호해변을 빙 둘러 각종 숙박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날 환도위는 해당 동의안에 부대의견을 첨부해 원안 가결했다. 부대조건은 △지역주민 상생협약 방안 마련 △호텔·콘도 층수 1개층 하향 조정 △공공형 공원 조성 △오수처리시설 전문업체 위탁 관리 △경관협정 체결 추진 △해양생태계 유지 관리 계획 이행 △카지노 관련 확인서 명시 내용 이행 등이 포함됐다. 

한편 이호유원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이호동 일대 23만1천791㎡에 이르는 부지에 마리나시설과 총 1217실 규모의 숙박시설(호텔·콘도미니엄), 컨벤션센터 등을 짓는 사업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19일 성명서를 내고 도의회를 상대로 인근 해수욕장의 사유화, 생태계 훼손 우려, 향후 초대형 카지노 계획 포함 우려, 영세 숙박업자 피해 등을 이유로 해당 동의안을 부결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