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 제주도의원(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김경학 제주도의원(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정치인 김경학’, 그 그릇의 크기를 확인했다. 그릇에 담을 수 있는 ‘민주주의’의 양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제2공항 공론화의 발목을 잡은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제2공항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는커녕 더욱 엉망으로 헝클어놓았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의회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인 김경학 의원이 있다.

특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 의회운영과 관련한 각종 규칙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는 상임위원회인 의회운영위는 31일 오전 열린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제2공항 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상정해 심사에 나섰지만 결국 ‘심사보류’ 결정을 내렸다.

결의안에 대한 가부 결정을 내리지 않고 김태석 도의장이 이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심사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간 김경학 의원이 보여준 제2공항 관련 발언과 태도를 볼 때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다. 그럼에도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날로 심각해지는 제2공항 갈등을 서둘러 해결하기보다 방치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심사보류로 인해 도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주의적 갈등 해결 방안인 공론화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의 해결을 바라는 도민의 기대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인 것인가. 이같은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됐다.

한동안 ‘우리 경학이’이라는 호칭으로 친근하게 불려온 김경학 의원이 제2공항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유발자로 이름을 떨치는 모양새다. 이날 제주도의회 앞에 모인 도민들은 김경학 의원을 향해 “정치인 김경학의 그릇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몰랐다”, "갈등유발자", “민주주의 파괴자”라고 외쳤다.

김경학 의원은 소속 정당인 민주당 제주도당의 ‘제2공항 공론화’ 당론도 무시하고 이번 결의안을 심사 보류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꼴을 우습게 만들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원철 의원과 반목하며 민주당 도당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김경학 의원과 함께 심사보류에 찬성한 의회운영위 소속 의원은 강성균·강시백·김장영·오영희·이경용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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