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닫힌 꽃 '좀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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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닫힌 꽃 '좀딱취'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9.11.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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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향기로 가득찬 밀림을 방불케했던 숲은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가을 햇살 아래 단풍바다를 이루며

오고생이 곱앙이신 가을 숲의 숨은 비경을 만났다.

 

가을이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

걸을수록 빠져드는 흙을 밟는 느낌의 푹신한 낙엽길은

 따뜻한 미소, 오랜 시선으로 머물게 한다.

[좀딱취]
[실꽃풀]

 

한 해의 야생화를 마무리하는

작아도 아주 작은 가을 숲의 주인공 '좀딱취'

한라산 계곡 주변으로 장마가 시작되면서 보이던

'실꽃풀'이 있던 자리에는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바람개비 '좀딱취'가

군락을 이루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늦가을 정취를 즐긴다.

 

좀딱취는 국화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반그늘진 척박한 곳이나 부엽층이 있는 계곡 주변의 음습한 곳이 자람터다.

단풍취와 모양이 닮았지만 아주 작다는 뜻으로 '좀딱취'라 한다.

 

줄기는 곧추 서고 심장모양의 오각형 잎은 줄기 아래쪽에

방석모양으로 모여 달리는데 양면에 털이 있고 5개로 얕게 갈라진다.

 

백색의 꽃은 긴 줄기 위에 10~11월에 피는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머리모양꽃차례는 원줄기와 가지 끝에 달린다.

안으로 말려 있는 모습이 바람개비 모양을 하고 있다.

 

곧게 뻗은 꽃대와 두상화는 3개의 꽃으로 이루어져 있고

3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전형적인 두상화 모습을 보여준다.

 

개방화와 폐쇄화를 함께 가진 좀딱취는

닫힌 꽃(폐쇄화)을 달아 다 피지 못하고 바로 종자가 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결실한다.

곤충들이 활동이 거의 없는 늦은 시기에 꽃을 피우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열매는 수과로 짧은 털이 밀생하고 갈색의 관모는 깃 같은 짧은 털이 있다.

 

꽃이 피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좀딱취의 폐쇄화이다.

위, 아래로 포로 둘둘 말린 닫힌 꽃을 볼 수 있다.

[붉은 꽃밥의 수꽃]
[꽃술 끝이 2개로 갈라진 모습의 암꽃]
[석송과 좀딱취]

 

작은꽃이 수풀 속에 숨어

엎드려 숨 죽이고 눈 맞추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나뭇잎 사이로 가을 햇살이 들어오는 숲 속 계곡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알록달록 가을 단풍이  

고운길, 비단길에 소복이 내려앉아 겨울 채비를 서두르고

건강한 숲이 전해주는 기운은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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