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들이 제2공항 건설 계획의 전면 취소를 위한 ‘9일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지난 3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가 진행된다고 4일 밝혔다.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교종 프란치스코의 말씀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라며 “제주는 수천 년 동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온 ‘공동의 집’이며 후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과 평화를 갈망하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가톨릭인들은 제2공항 철회가 제주를 살리는 진리의 길이라는 것을 믿는다”며 “우리의 기도가 세상에 널리 퍼져 그 진실이 드러나고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소망하며 기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분별한 개발과 탐욕에 의해 제주의 자연환경이 파괴돼가고 있으며 제2공항 건설은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투기를 부추기고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토건 자본과 정치 권력의 의도된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뒤 철새도래지 분포 등을 들며 입지 타당성이 매우 낮은 계획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주민을 배제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추진하는 정당성 없는 국책사업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제2공항이 공군기지와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밝혀지며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던 강정해군기지에 미국 이지스함이 드나드는 것처럼 제2공항이 들어서면 미 공군의 대중국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며 “제2공항은 제주를 긴장과 갈등의 섬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제주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결단해 주기를 바란다”며 “오늘 기도 참가자들은 그동안 잘못된 구조와 제도 앞에 무력하거나 편승해 살아온 우리의 잘못을 성찰하고 우리의 기도와 울림이 널리 퍼져 제2공항 철회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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