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둔 상황에서 한시가 급한 도민 공론화 추진이 늦어지는 이유가 제주도의원들의 해외 출장 때문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경학)는 제377회 임시회 2차 회의를 열어 ’제2공항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상정해 심사보류했다. 

이 과정에서 박원철 의원이 심사보류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며 김경학 위원장(제주시 구좌읍·우도면)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심사보류 가부를 거수로 표결해 부쳤고 운영위 의원 총 11명 중 과반수인 6명(강성균·강시백·김경학·김장영·오영희·이경용)이 찬성했다. 이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명(강성균·김경학)이다. 

심사보류 결정에 따라 해당 결의안은 같은 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의장 직권으로도 상정이 불가했다. 게다가 특위 구성을 부결할 경우 예상되는 도민사회의 뭇매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 공론화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겐 ’일석이조‘의 결과를 가져다 준 결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원내대표 구성을 두고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의정과 총선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후보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 이를 두고 김경학 원내대표와 초선의원들 간의 의견차도 심한 상태다.(사진편집=제주투데이)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민주당 의원총회 모습(오른쪽)(사진=제주투데이DB)

이날 의회운영위 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제2공항과 관련해 당론인 ’도민 공론화 지원‘에 따르기로 했다. 또 특위 구성 결의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중요하고 시급한 처리를 요하는 의제 한 건을 상정해 개최하는 회의)‘ 임시회를 여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원포인트 임시회 개회일이 당초 11월4일에서 10여 일이 늦춰진 15일로 가닥 잡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의회운영위 소속 의원들의 해외 출장 일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사 일정을 바꾸는 안건은 반드시 의회운영위 회의에서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도의회에 따르면 김경학 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청년일자리 및 스타트업 관련 국외선진사례 조사‘ 명목으로 중국 및 태국에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온다. 

또 이경용 의원(무소속·서귀포 서홍·대륜동)과 오영희(자유한국당·비례대표) 의원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중국 신후이진피촌 귤피 산업화 성공사례 조사‘를 목적으로 중국 출장 계획이 잡혀있다. 

일각에선 공론화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심사보류라는 ’신의 한수‘를 통해 특위 구성 결의안 처리를 기본계획 고시까지 미뤄 도민 공론화 추진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도민사회 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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