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주 풍향과 반대로 이착륙 설정…항공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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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주 풍향과 반대로 이착륙 설정…항공 안전 위협”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1.13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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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13일 논평서 지적
"국토부, 사업 추진 위해 소음피해 축소하려는 속임수"
제주 제2공항의 국제선 계획이 무산됐다. 따라서 제2공항의 기능과 경제성 효과 모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사진편집=제주투데이)
(사진=제주투데이DB)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서 이착륙 방향을 주(主) 풍향과 반대로 설정해 항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13일 논평을 내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내 풍향과 활주로 이용 방향은 속임수이며 소음평가는 완벽한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초안과 본안의 북·남측 활주로 이용 방향이 정반대로 설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소음 등고선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활주로 및 이·착륙 방향별 운항횟수는 항공기의 소음 영향을 예측하는 데 주요한 요인(입력값)이다. 입력값이 정반대로 바뀌었는데 결과값(소음 등고선)이 그대로라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왼쪽)과 본안(오른쪽)에서 제시한 소음 등고선(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왼쪽)과 본안(오른쪽)에서 제시한 소음 등고선(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비상도민회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적용한 풍향 통계도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평가서 내 활주로 이용 방향을 작성하면서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분석한 북풍(80%)과 남풍(20%) 비율을 적용해 남측 방향 이륙·북측 착륙을 80%, 북측 방향 이륙·남측 착륙을 20%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상도민회의가 지난 9월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부가 항공기 사고가 우려되는 배풍(背風·뒤에서 불어오는 바람) 상황으로 이착륙 방향을 설정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항공기는 바람과 양력(이동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을 이용해 이륙과 착륙을 한다. 쉽게 말해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뜨고 내려야 한다. 맞바람을 안고 뜨고 내려야 이착륙 시 필요한 양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토부는 다음 날인 10월1일 해명자료를 내고 풍향 적용 비율은 “단순한 오타였다”며 “실제 분석 시엔 올바른 비율 즉, 남풍 80%·북풍 20%가 적용됐고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 소음 평가결과에도 오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30일 오전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주투데이DB)

이에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서도 인용한 성산기상대의 자료에 따르면 예정부지인 성산의 주 풍향은 여름을 제외하면 모두 서북서풍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국토부는 서북서풍이 아닌 남풍 비율을 80%로 잡았다. 대부분의 항공기가 뒷바람을 맞으며 이·착륙하는 상황을 설정한 셈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 성산의 주 풍향인 서북서풍의 반대 방향인 남측으로 이·착륙을 설정한다는 것은 매우 상식 밖의 설정이며 항공 안전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국토부는 이런 위험하고도 비상식적인 활주로 이용 방향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풍향 통계를 왜곡한 배경에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문서상 드러나는 소음피해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는 구좌읍과 성산읍, 우도면의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공항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을 이용해 실제 공항 운영 시와는 반대로 이착륙 항로를 설정하는 속임수를 쓴 것”이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상 소음피해 예측과 소음 등고선은 완전한 엉터리 조작”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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