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조감도(왼쪽), 노형 드림타워 조감도(오른쪽). (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조감도(왼쪽), 노형 드림타워 조감도(오른쪽). (사진=제주투데이DB)

 

내년 3월 준공을 앞둔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의 하수처리 계획이 미흡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배출 시간을 조정해 부담을 분산하면 된다”는 식의 다소 황당한 대책을 내놨다. 

이를 두고 드림타워에서 발생한 하수를 처리할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의 시설 용량이 이미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안이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에서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드림타워의 하수처리 대책에 대해 묻자 원 지사는 이같이 답했다. 

문 의원은 “노형동 드림타워 준공 이후 5000톤에 가까운 오수가 발생하고 이 중 45%를 도두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고 알고 있다”며 “하지만 도두 하수처리장 처리율은 적정 처리량인 85%를 넘어선 지 오래됐으며 현재 99.7%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2025년 이후에나 준공될 가능성이 높다고들 말하는데 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 주변 지역 하수처리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원 지사는 “1일 발생 하수량 4900톤 중 2700톤은 자체 중수도로 처리하고 하수처리장으로 연계 처리되는 부분은 나머지 2200톤인데 드림타워 내 유량조정조를 설치해 (하수) 배출 시간을 조절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다”며 “부하가 많이 걸리는 시간대에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드림타워의 하수가 배출되는 일이 없도록 부담을 분산하는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림타워 내 1325톤 규모의 유량조정조를 설치해 낮 동안 발생한 오·폐수 일부를 저장했다가 밤 12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에서 도정질문이 열리고 있다. 왼쪽은 원희룡 지사, 오른쪽은 문경운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18일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에서 도정질문이 열리고 있다. 왼쪽은 원희룡 지사, 오른쪽은 문경운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이에 대해 환경 관련 전문가는 무의미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이미 시설 용량이 포화인 상태에서 일부 오·폐수가 제대로 정화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나가는 상황”이라며 “하수를 모았다가 새벽 시간대 내보낸다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하수처리장 시설 자체도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고 증설(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준공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오·폐수 배출 시간 조정으로 드림타워의 하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림타워는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높이 169m)로 호텔(객실 1600실)과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복합리조트 시설이다. 롯데관광개발과 중국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1일 하수처리량을 기존 13만톤에서 22만톤으로 증설하고 하수처리 시설은 완전 지하화, 지상에는 공원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도는 오는 2021년 7월부터 증설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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