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의장과 간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의장과 간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제주도의 몫이라고 말했다. 

송재호 위원장은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의장을 만난 간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송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2공항과 관련해 답변한 내용의 정확한 취지를 확인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액면 그대로”라며 “제주도의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해 제2공항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공항 확충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은 안 계신 걸로 알고 있다”며 “다만 어떤 식으로 어떤 입지에 하느냐에 대해서 논쟁과 갈등이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는 지역주민이 선택하는 대로 따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 “이건 문재인 대통령의 변함없는 철학이기도 하다”며 “제주도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지 대통령은 주민의 요구와 주민의 기대를 반영해서 지역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다만 당시 대통령의 발언이 ‘국토교통부가 진행하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해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는 확대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대통령의 입장에서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지 이 사업을 정지하자고 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토부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대통령은 이게 잘 된 걸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제주도에선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주민 의견 반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궁극적으로 제주도의 몫이다. 국토부가 조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오른쪽)이 28일 오후 의장실에서 간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오른쪽)이 28일 오후 의장실에서 간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공론화와 관련한 질문엔 “국토부나 행정기관은 정책적인 재량권 이른바 유연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며 “균형발전위가 ‘공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재량권을 넓혀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또 최종 정책 결정 기관인 국회 차원에서 예산을 활용해 유연성을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는 정책 일관성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지역사회 여론과 다르다면 충분히 합의해서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 오거나이저(조직하는 사람)가 필요한데 각자가 자기 말만 하니까 이번에 김태석 의장이 불출마선언을 하며 그 부분을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석 의장이 “송 위원장이 제주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3인, 도의회, 국토부가 한자리에 모이는 라운드테이블 기회를 마련해줄 수 없는가”라고 요청하자 송 위원장은 “의장이 제안해주시면 균형발전위가 그 자리에서 사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지금 제주 사회엔 신뢰의 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균형발전위가 각자 신뢰의 위기를 해소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균형발전위가 국토부나 제주도, 의회와 각각 이야기하면서 외교 관계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최근 도의회에서 구성한 제2공항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선 “(특위가 내놓은 결정에 대해)국토부나 도가 따라야 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예를 들어 국토부의 사업 방향과 다른 의견이 나온다면 정부에서 충분히 반영해서 선회하지 않겠느냐”며 “국토부는 본연의 역할인 기본계획 고시를 하는 것이며 이는 제2공항 건설로 가는 길 중에 하나다. 그 전에 두 세 개가 더 남았는데 기획재정부 검토 등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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