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머물면서 한국식물분류학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 신부의 업적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와 사단법인 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사장 강만생)은 오는 7일 오후 동광성당에서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과 가치 전승’ 심포지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심포지엄에서는 역사·식물·종교계에서 바라본 에밀 타케 신부의 사목활동, 식물학 연구업적과 제주 식물의 가치 전승 방향, 생태 영성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박찬식 박사(역사학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김찬수 박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황태종 신부(천주교 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장)의 발제와 강시영 기자(전 한라일보 부국장), 송관필 박사(제주생물자원연구소장), 황종열 소장(두물머리복음화연구소)의 토론으로 진행된다.

또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 전시가 열린다.  

전시는 에밀 타케 신부의 삶과 연구를 되새기며 기후변화와 산업화에 따른 여러 환경 문제에 직면한 현대 사회에 ‘생태계 수많은 생명이 겪는 고통은 우리 모두와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장으로 꾸며진다. 

서양화가이자 성화작가인 정미연 화백의 에밀 타케 신부 묵상 작품 20여 점을 통해 110년 전 홍로본당(현 서귀포성당) 시절의 에밀 타케 신부를 초대한다. 또 강정효(사진), 박안자(동화), 아그네 라티니테(리투아니아/미니어쳐,그림), 이승수(설치미술), 전영일(빛조각), 전홍식(도판화), 허정숙(한국화) 작가의 작품도 전시된다. 

특히 장진성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의 도움으로 한국 식물분류학 발전의 터전을 마련한 식물학계 거목 이창복 박사가 직접 에딘버러 영국왕립식물원에서 가져온 에밀 타케 식물 채집본 20여 점을 선보여 눈길을 끌 예정이다. 

전시 첫날인 13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 행사엔 제주교구 소년소녀합창단 ‘쁘로파체(Pro Pace·평화를 위하여)의 공연이 진행된다. 이 자리엔 강우일 주교와 문창우 주교를 비롯해 도내 역사·생태 관련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에밀 타케 신부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로 근대 한국 식물분류학 역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제주에서 머문 13년동안 7047점의 식물을 채집했고 제주가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세계 최초로 알렸다. 

또 1911년 일본에서 선교하던 식물학자 포리 신부에게 왕벚나무를 보내고 답례로 받은 온주밀감 14그루를 주민들에게 재배하도록 나눠줘 오늘날 제주감귤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유수의 세계 식물원에서 신부의 공적을 기린 타케티(taquetii) 식물들과 그가 채집한 수많은 종류의 식물표본들이 함께 보관되어 있다. 이 표본들은 프랑스는 물론 영국, 독일, 덴마크, 스위스, 일본 등에서 식물분류학의 기초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심포지엄 및 전시 등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전화(064-726-6425)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이번 행사는 천주교 제주교구와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교구 서귀포성당이 후원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