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지역 7만여명의 관광서비스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출범한다. 

서승환 제주관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제주도는 전국에서 임금 수준은 최하위면서 비정규직 비율은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그 중심 업종이 관광서비스업

이어 ”제주지역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관광산업이 성장하는 동안 과실은 소수에게만 집중됐다“며 ”이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과실이 돌아가야 한다. 제주 관광산업과 노동자의 처우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연대 발언에서 ”많은 수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관광서비스업의 단일한 노조 출범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관광서비스노조 출범은 제주지역 전반의 노동자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이며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지지했다. 

노조는 이날 관광서비스업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알리며 출범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도라는 이름의 그늘에는 비정규직,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얼룩진 제주 관광서비스 노동자의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며 ”제주도 임금 노동자 28만명 중 25%인 7만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관광산업은 말그대로 제주지역의 대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장시간노동에 저임금,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숙박·음식업 종사자의 경우 2017년 기준 임금노동자 월평균 노동시간 177.3시간보다 26.9시간이 많은 204.2시간인데다 임금은평균보다 22만5000원이나 낮은 242만원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또 ”특히 숙박업 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실제 근무조건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성수기엔 주 70시간을 넘기고 오전 6시에 출근해서 오전 10시에 퇴근하고 다시 저녁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이중출근’이라는 비정상적인 노동조건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그러면서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 조건을 만든 것은 이윤추구만을 위해 노동자의 권익을 외면한 결과“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린 외주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노조 가입률 등으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금껏 관광노동자를 대변해주는 곳은 제주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제주도의 관광정책은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노동현장의 비정상적인 현실은 외면당해왔다“고 질타했다. 

이어 ”노동자의 아픔은 노동조합이 대변하고 노동자의 권익은 제주관광서비스노조가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조직 확대사업을 통해 관광노동자를 조직하고 시급한 처우 문제를 해결하고 조합원 370명으로 출발해 7만명의 힘을 모아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깨트려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나아가 난개발과 양적성장 위주의 관광정책을 바로 잡아나갈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제주관광,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창의적인 제주관광의 미래, 관광객과 도민 그리고 관광노동자가 공존 번영하는 제주관광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를 상대로 ”7만 관광노동자의 노동조건 및 임금·복지·생활 등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장들만 이익보는 개발 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관광노동자의 목소리가 참여할 수 있는 관광정책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관광서비스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6시 제주칼호텔에서 출범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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