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와 오사카에 이어진 '제주4·3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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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와 오사카에 이어진 '제주4·3의 메아리'
  • 김태윤 기자
  • 승인 2019.12.1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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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오사카 4·3 여성 민간 교류 및 연수회’ 개최
8일 오사카 출발에 앞서 제주국제공항에서 ​​기념촬영

제주4·3희생자유족회부녀회(회장 오정희, 이하 부녀회) 임원과 회원 30명은 지난 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부녀회는 9일 오전 11시 오사카 시내 한일관 식당에서 민단 오사카 본부 및 부인회, 그리고 재일본 4·3유족회와 자리를 함께해 민간차원의 4·3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인사말하는 민단 오사카 본부 오용호 단장
인사말하는 민단 오사카 본부 오용호 단장

제주 출신인 민단 오사카 본부 오용호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 사람들 가슴속에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제주 4·3은 현해탄 건너 이곳 오사카 제주 사람들에게도 역시 마음의 상처로 아직까지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사카 재일 한국인들도 제주 4·3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시대적 아픈 상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부녀회 오정희 회장과 민단 부인회 오사카 본부 김추방 회장은 서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제주 4·3을 이해하고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교류를 약속하는 민단 부인회 오사카본부 김추방 회장(오른쪽)과 제주4·3유족회부녀회 오정희 회장(왼쪽)

교류의 시간 마지막에는 4·3의 아픈 현장을 직접 겪었던 성산 오조리 출신 강복순(91세) 할머니와 서귀포 출신의 송복희(88세) 할머니, 그리고 제주시 출신인 고춘자(79세)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고춘자 할머니는 8살 때 어머니와 함께 아무런 죄가 없는 할머니가 진압대에 끌려가 총으로 희생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지금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고 할머니는 외삼촌 두 분도 역시 죄 없이 희생당했다고 울먹였다.

제주4·3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는 고춘자(79세) 할머니와 함께 한 강복순(91세, 가운데), 송복희(88세, 오른쪽) 할머니
민간교류에 앞서 인사말 하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부녀회 오정희 회장

부녀회 오정희 회장은 “우리 제주4·3희생자유족회부녀회는 오랜 세월 저마다의 아픈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 온 분들이다. 6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나이에 친정아버지를 잃거나 시댁의 어르신이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들이다. 이번 짧은 일정의 오사카 방문을 통해 오랫동안 묻어둔 마음속 아픈 기억의 실타래를 여기오신 분들과 함께 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4·3희생자위령비 건립에 대해 설명하는 재일본4·3유족회 오광현 회장

이날 오후에는 재일본 4·3유족회 오광현 회장의 안내로 제주4·3희생자위령비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18일 일본 오사카 텐누지구에 있는 화기산 통국사에 세워진 위령비는 당시 제주 178개의 마을의 수만큼 각 마을의 돌을 가져와 세웠다.

위령비 건립은 '일본 제주4.3희생자위령비 건립 실행위원회(상임 공동대표 오광현, 재일본 4.3희생자유족회장등 8명)가 추진했다.

일본에선 지난 1985년 결성된 탐라연구회와 1987년 결성된 4·3을 생각하는 모임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결과, 1988년 도쿄에서 4·3추도행사가 처음으로 개최된 바 있다.

이후, 1998년부터 4·3 50주년을 맞아 오사카에서 위령제가 다시 열렸고, 최근엔 도쿄와 오사카에서 하루 시차를 두고 각각 추모행사와 위령제가 개최되고 있다.

제주 178개 마을의 돌을 모아 만든 위령비

그러나 오랫동안 추모행사와 위령제가 개최돼 왔지만 위령비는 없었다. 오사카 위령비 건립은 20여 년 간 재일제주인 등의 자발적인 모금과 통국사의 부지 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4·3연구소 등에서 제주 마을의 돌을 모아주는 노력이 더해져 가능했다.

현장을 찾은 부녀회는 제주4·3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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